영화플러스
facebook twitter
순종 - 행복을 전하는 사람들의 숭고한 삶을 엿보다.


레바논의 작은 마을. 그 곳에는 시리아에서 참혹한 일을 겪고 난 뒤 목숨을 걸고 탈출해 온 사람들이 있다.

몸과 마음이 감당하기 어려운 일을 당한 그들이기에 경직된 표정과 참을 수 없는 눈물, 불편한 몸과 알 수 없고 기약 없는 미래의 시간이 있을 뿐이다. 우간다의 시골 마을. 그 곳에는 가난을 벗어나기 어려운 사람들이 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그들이기에 질병과 가난, 고통과 벗어나기 어려운 미래의 시간이 있을 뿐이다. 그런데 사람들의 시선이 가닿지 않는 곳, 사람들의 관심에서 벗어나 있는 곳, 이 두 장소에서 이들에게 꾸준히 행복의 메시지를, 희망의 메시지를, 사랑의 메시지를 전하는 사람들이 있다. 레바논의 김영화 선교사 부부와 우간다의 김은혜 선교사 가족이다.

영화 <순종>은 이 시대, 진정한 순종이 어떤 것인지 삶으로 보여주는 두 지역의 선교사 가족을 통해 인간에 대한 깊은 생각과 하나님에 대한 깊은 사랑을 전한다.

어쩌면 선교사라는 단어는 이 시대와 잘 어울리지는 않는 듯하다. 선교사라는 단어는 많은 사람들에게 근대, 서양인의 이미지로 
남아있지 않을까. 더구나 신앙의 자유가 보장되고 수많은 교회가 있는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는.

하지만 아직도 지구의 어느 곳들은 하나님의 존재와 하나님의 사랑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살고 있고 그들의 영혼은 목마름을 적셔줄 ‘선교사’들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영화 <순종>은 공간적 배경을 레바논과 우간다로 나누어 두 지역에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교차해 보여주면서 영화의 한 축을 잡고 있고, 김은혜 선교사가 계속 물음표를 그리면서 생각하고 따라가려는 자신의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펼쳐놓음으로써 관계에 대한 이야기로 영화의 다른 축을 잡고 있다.

영화 컬럼

이 구성은 자칫 가라앉을 수 있는 영화의 뼈대를 단단히 고정해주는 역할을 하면서 두 지역의 사정을 바라보면서 타인의 삶에 대한 관심과 연민을 불러일으키며 도무지 이해하고 용서할 수 없을 것 같던 아버지의 삶의 궤적을 따라 똑같은 장소에서 똑같은 일을 하며 살아가는 딸이 점차 아버지의 마음을 관통해 전해지는 하나님의 사랑을 알아가는 과정을 짚어내 주는 역할을 한다.

시리아에서 탈출해 레바논으로 왔지만 매일 밤 엄마를 그리워하며 너무나 곤고한 인생을 버텨 내야 하는 13살 소년 알리와 장애를 안고 태어나 언어도 통하지 않던 한국의 선교사를 통해 수술을 받고 기적 같은 시간을 선물 받은 어린 소녀 플로렌스. 그리고 두 아이들이 속한 공동체와 그 자신이 이방인이지만 공동체의 일원으로 녹아들어 살고 있는 그들의 모습은 어느 순간 진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레바논과 우간다의 그들은 그 공동체를 이루는 사람들과 함께 살고 있는 것이다. 도와주러 왔다거나 자신이 그들보다 우위에 있어서 무언가를 베풀어 준다거나 하는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니다. 단순하고도 명료하게 그들은 피부색도 언어도 관습도 다른 그들의 마을에 함께 살면서 꿈을 심어주고 희망을 심어주고 하나님의 사랑을 심어주고 있다.

그래서 두 지역의 선교사들은 교육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아이들에게 수학을 가르치고 영어를 가르치고 자신들도 돈이 없으니 한국의 후원자와 연결해주는 노력을 하고 함께 노래하고 춤을 추고 집을 방문하며 불편한 부분을 살피고 수도관을 수리하고 지붕을 고치고 할 수 있는 일을 하며 살아간다. 그 일이 자신에게 맡겨진 일이라 생각하고 그렇게 일을 하며 일상을 살아가는 것이다.

동등한 위치에서 내가 알고 있는 것을 알려주고 내가 가진 것을 나누고 내가 함께 할 수 있는 것을 함께 하고 같이 호흡하고 같이 살면서 더 나은 미래를 그려주고 그렇게 그린 미래를 향해 배움의 실천과 소망의 꿈을 꾸도록 해주고 그래서 지금의 척박함과 눈물을 딛고 일어설 수 있도록 씨앗을 뿌려주는 선교사들의 모습은 담대하고 강인하다.

또한 그렇게 삶을 나누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선교이고 그렇게 씨앗을 뿌려주고 가꾸어주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헌신이라는 것을 우리는 그들을 통해 새삼 깨닫게 된다. 그래서 영화 <순종>은 힐링 무비이다. 강요하는 것도 없고 강한 척 하는 것도 없다. 선한 척 하지도 않고 엄청난 척 하지도 않는다. 그저 레바논과 우간다의 작은 마을, 작은 공동체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일상을 그대로 보여주면서 마음을 적신다.

영화 컬럼



그럼으로써 관객들에게 조금씩 하나님의 사랑을 느끼게 해 준다. 우리의 내면 저 깊은 곳에서 성찰로 다가오는 하나님의 사랑. 그것이 과연 어떤 느낌인지 어떤 의미인지 어떤 개념인지, 우리는 선교사들의 삶을 통해 조금이나마 알게 된다.

우리가 일상이라 부르는 것들이 누군가에겐 꿈이고 소망이다. 우리가 평범함이라 부르는 것들이 누군가에겐 특별함이며 기적이다. 그리고 그 꿈과 소망, 특별함과 기적을 함께 꿈꾸며 그것들이 결실을 맺을 수 있기까지 잘 자랄 수 있도록 보듬고 지탱해주며 스스로의 삶을 바친 선교사들은 진정한 의미의 순종을 실천하는 사람들인 것이다.

제작

글 : 신지혜 | 시네마토커
제작 : GODpia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저자 또는 제공처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