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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체에 나타나는 유사성들, 무엇을 말해주는가?(4)-상

박쥐의 날개, 고래의 앞지느러미, 개의 앞다리, 사람의 팔... 이들의 골격 구조는 서로 닮았다. 이들은 포유류 동물들이지만, 좀 더 확장시켜 본다면 양서류, 파충류 동물들의 앞다리도 이들과 어느 정도는 유사한 특징들을 갖는다. 동물들 사이에 이러한 유사성이 왜 존재하는지를 설명하는 방식은 세계관에 따라 달라진다. 모든 생물은 스스로 발생되었다고 보는 무신론적 입장의 진화론에서는 이 유사성을 상동성(相同性, homology)이라 부르면서 공통조상(common ancestor)이 가졌던 특징들이 진화 과정에서 보존된 것이라고 설명한다(그림 1). 그러나 절대적 지혜를 가진 설계자의 존재를 받아들이는 유신론적 입장의 창조론이나 지적설계론에서는 이 유사성을 한 설계자가 공통적으로 디자인한 공통 설계(common design)의 결과라고 설명한다.



다윈의 상상, 상동성을 물려준 공통의 조상

무신론적 관점의 공통 조상 개념은 다윈의 ‘종의 기원’으로부터 발전되어 나왔다. 다윈은 공통 조상이 가지고 있던 특징이 점진적인 변화를 거치면서 자손에게 남겨지게 되었기 때문에 생물들 사이에서 유사성이 나타나는 것으로 인식하였다. 네 발을 가진 사지동물들의 원형이라 할 수 있는 초기 조상이 네 발을 가지고 있었다고 가정한다면, 박쥐 날개, 돌고래 지느러미, 말의 다리, 사람의 팔 등등에서 나타나는 골격적 유사성은 이들 모두가 그 공통 조상으로부터 내려온 한 혈통임을 보여준다고 생각하였던 것이다. 다윈은 다음과 같이 쓰고 있다: “이 세상에서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수없이 많은 종, 속, 과에 속하는 생물체들은 모두가 공통 계보(common descent)에 속하며, 각각이 속한 부류안에서 공통의 부모로부터 내려온 존재라는 사실을 아주 분명하게 선언하고 있다.” (Charles Darwin, On the Origin of Species, 6th ed. [London: John Murray, 1872], 383-420). 이러한 ‘공통 조상과 공통계보’를 골자로 하는 다윈의 생각은 널리 받아들여지면서 오늘날에 이르게 되었고(그림 2), 생물체 간의 유사성은 공통 조상으로부터의 진화라는 의미를 담은 ‘상동성’이라는 개념으로 해석되어 다윈주의 진화론의 핵심적인 증거로 자리잡게 되었다.



그러나 모든 유사성들을 상동성으로 설명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앞선 글들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진화론에서는 유대류와 태반류 포유동물 사이의 유사성, 판다의 엄지와 사람의 엄지가 보여주는 유사성, 문어의 눈과 사람의 눈 구조 사이의 유사성 등등 많은 경우에서 공통 조상과 무관한 유사성들도 있다고 말한다. 공통계보로 설명되지 않는 이런 류의 유사성들은 상사성(相似性, analogy), 즉 수렴진화의 결과물이라는 별도의 설명을 덧붙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관찰되는 유사성을 두고 어떤 경우에는 상동성으로, 어떤 경우에는 상사성으로 설명해야한다는 객관적인 근거는 그 어디에도 없다. 굳이 그렇게 구분해서 설명해야 하는 이유는, 모든 생물은 공통 조상의 진화적 후손이라는 전제 또는 믿음 때문이다. 모든 생물은 공통 조상으로부터 나온 존재라고 먼저 못박고 이야기를 풀어가다보니 어떤 유사성들은 공통계보 개념으로 설명할 수 없게 되었고 그것들은 상사성이라는 별도의 개념으로 구분해서 설명해야 하는 불편함이 생기게 된 것이다.

어찌 되었든 상동성은 공통 조상으로부터의 진화에 대한 가장 강력한 증거로 제시되고 있다. 상동성 증거들은 비교해부학, 비교발생학, 비교생리학 등등 학문 분야의 이름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생물체들의 특정한 특징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마련된다. 그 ‘비교’ 작업을 통해 비슷한 점을 찾아내어 상동적 특징으로 규정하고 진화의 증거로 제시하는 것이다. 물론 비교 작업을 통해 공통 조상의 증거를 제시하는 것이 상동성만 있는 것은 아니다. 격세유전(atavism)이나 흔적기관 등을 증거로 내세우며 공통 조상 개념을 주장하기도 한다. 격세유전이란 조부모 또는 그 이상 세대에 발현되었던 형질이 부모 세대를 건너뛰어 현재의 개체에서 발현되는 현상을 말하며, 흔적기관이란 조상 세대에서는 기능이 있었지만 후세대에서 기능은 퇴화되고 형태만 남아있는 기관을 말한다(이들에 대해서는 다음에 이어지는 글에서 다루고자 한다). 이 글에서는 상동성에만 초점을 두고 설명하고자 하는데, 우리가 흔히 접하는 화석을 이용한 진화 이론들도 비교해부학적 상동성을 기초로 주장되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화석에 나타나는 골격 구조의 해부학적 유사성들을 상동성으로 해석하여 진화 계통 상의 계보를 구축해나가는 근거로 활용하는 것이다. 어떤 두 개체의 골격 구조가 상대적으로 더 비슷하다면 더 가까운 조상 아래에 연결되고 그 반대의 경우는 좀 더 먼 유연관계로 결정되는 방식이다(그림 3).



그냥 그렇게 된것이다? 과정은 없고 결과만 있는 상동성 개념

그렇다면 공통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상동성이라는 증거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객관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상동성이 객관적 증거로서 그 과학적 근거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어떤 메커니즘을 통해 서로 다른 생물체에서 상동적 특징들이 나타나게 되는지 그 방법과 과정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과연 다윈의 믿음은 단순한 상상이 아니라 구체적인 메커니즘으로 입증되고 있는 것일까? 조상으로부터 전해진 것이라면 당연히 유전학적 과정들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다윈의 시대에는 유전자의 개념을 알지 못했기에 거기까지 미치지는 못하였고, 후대 진화론 학자들이 유전학적 지식을 가지고 구체적인 설명을 시도하였다. 즉, 상동적 특징들은 공통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유사한 유전자들로부터 나오는 결과라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유전학과 분자생물학이 발전을 거듭해온 오늘날까지 이 설명 역시 입증되지 않은 주장으로 남아있다. 발달된 분자유전학 기술로 관찰된 결과를 보면, 유사하지 않은 유전자로부터도 상동적 특징들이 나올 수 있으며, 유사한 유전자들이 비상동적 특징들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는 것이 확인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상동적 특징들이 어떤 메커니즘으로 만들어지는 것인지 여전히 설명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상동성이 진화의 증거라는 주장은 마치 사실인 것처럼 가르쳐지거나 알려지고 있는 것은 불합리한 현실이 아닐 수 없다. 따져보면 이러한 상황은 돌연변이에 대해 알게 된 1900년대 초 이래 110년 이상, DNA 구조가 밝혀진 1950년대 이래 60년이 넘도록 이어져오고 있다. 상상과 추론으로 만들어진 입증되지 않은 개념이 과학적 사실인 것처럼 오해되는 불합리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그 말이 그말, 상동성 순환논리

뿐만 아니라, 유사성을 공통 조상으로부터 나오는 상동성이라고 보는 진화론적 정의에 대해서도 질문이 제기될 수 있다. 과연 그러한 정의가 논리적으로 타당한지에 대한 질문이다. 예를 들어, 개의 앞다리와 사람의 팔이 상동성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고자 한다면 무엇을 근거로 제시해야 할까. 당연히 그것들이 공통 조상으로부터 유래한 것임을 밝혀야 한다. 그러면 그것들이 공통 조상으로부터 나왔다는 것은 어떻게 보여줄 수 있는가. 그것들이 상동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 자체가 공통 조상으로부터 유래한 증거라고 말하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 요컨대, 상동성이 있으려면 공통 조상으로부터 나와야 하는데, 공통 조상으로부터 나왔음을 보여주려면 상동성이 있어야 한다는 전형적인 순환논법인 것이다. 순환 논법이란 논리적으로 증명되어야 할 명제를 논증의 근거로 하는 잘못된 논증법을 말한다. 즉, 진화론에서는 상동성을 입증하기 위해서 상동성이 필연적으로 동반되어야 하는 공통 조상(공통 계보)의 개념을 근거로 삼는 논리적 오류를 범하고 있는 것이다. 진화론적 논증에 이러한 오류가 발생하는 원인은 자명하다. 모든 생물을 진화에 의해 자연 발생한 존재로 보는 무신론적 관점이 그 논증 전반에 깔려있기 때문이다.

 사실 많은 생물학자들과 철학자들이 이러한 순환논리의 문제점에 대해 지적해왔음을 찾아볼 수 있다. 영국의 생물 철학자 죠셉 우저(Josheph H. Woodger)는 상동성의 정의에 대해 “그 정의는 마치 말 앞에 마차를 메다는(앞뒤 순서가 뒤바뀐) 꼴과 같다”라고 평가하였다(J. H. Woodger, 1945. “On Biological Transformation,” in Essays on Growth and Form presented to D’Arcy Wentworth Thompson [Oxford: Clarendon Press],109). 미국 럿거스 대학(Rutgers University) 동물학 교수 앨런 보이덴(Alan Boyden)은 이렇게 지적하였다: “신다윈주의에서 상동성을 말하기 위해서는 우선 조상 계통을 알아야 하고, 그 후에 기관 혹은 부분들이 서로 상동적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그런데 이는 마치 조상계통을 알아내는데 반드시 필요한 유사한 특징들이 없이도 먼저 조상 계통을 알 수 있는 것처럼 말하는 것과 같다.”(Alan Boyden, 1947. “Homology and Analogy,” American Midland Naturalist 37, 648-669). 수리분류학(numerical taxonomy) 분야의 두 창시자인 미국 스토니브룩(Stony Brook) 대학의 곤충학자이자 생물통계학자인 로버트 소칼(Robert Sokal)과 영국 레스터(Leicester) 대학 미생물학자 피터 스니스(Peter Sneath)는 진화적 관계를 추론하기 위해 상동성에 의한 공통 조상 계보의 개념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순환논리적 추론(circularity of reasoning)”에 불과하다고 비판한 바 있다(Robert R. Sokal, Peter H. A. Sneath, 1963. Principles of Numerical Taxonomy [San Francisco: Freeman], 21).

이렇듯 ‘상동성 - 공통 조상’이라는 순환논법은 다름 아닌 진화론 학자들에 의해 신랄한 문제 제기를 받아왔다. 아무리 동일한 진화론적 믿음을 가진 학자들이라 할지라도 그 명백한 논리적 결함에는 도저히 동의할 수가 없는 일이다. 무신론적인 전제나 믿음과는 별도로 과학이론이라면 최소한의 논리적인 타당성은 갖추어야 할 것이라는 당연한 문제 제기인 것이다. 그만큼 상동성을 근거로 공통 조상으로부터의 진화를 주장하는 다윈주의 진화론은 논리적으로 매우 불안정한 미완의 가설임을 말해주고 있다.

※(상2)편에서 계속

제작

글 : 현창기 | 한동대학교 생명과학부 교수 / 제작 : GODpia
2018.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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