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창조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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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유유히 헤엄치며 살지만 물고기가 아니다.

아가미로 숨 쉬는 대신, 수면 위로 올라와 머리 위에 난 숨구멍을 통해 물을 뿜어내며 호흡한다. 알을 낳고 부화시키는 대신, 새끼를 낳고 젖을 먹여 키운다. 바다의 여유로운 멋쟁이.. 고래 이야기다. 고래가 물고기와 다른 점은 이뿐만이 아니다. 물고기는 꼬리 지느러미가 수직으로 붙어있지만 고래는 수평으로 뻗어있다. 물고기는 주변 온도에 따라 체온이 변하는 변온동물이지만 고래는 체온을 일정 범위 내로 조절하는 항온동물이다. 이렇듯 고래와 물고기는 겉으로는 비슷하게 생겼지만 서로가 달라도 너무 다르다. 같은 바다에 살면서도 고래는 왜 물고기들과 달리 그렇게 특별한 특징들을 갖고 있는 것일까? 물고기도 아닌 고래가 어쩌다가 바다에서 살게 된 것일까?

고래에 대한 궁금증을 가질 때, 우리는 쉽게 ‘고래는 어디에서 온 것일까?’ 라고 묻곤 한다. 우리에게는 고래가 원래 바다가 아닌 다른 곳에 살다가 바다로 이주해서(?) 그렇게 살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은 다분히 진화론적인 생각의 틀에서 나온 질문이다. 그만큼 우리가 그 틀에 길들여져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쉽게 던져지는 질문은 우리가 고래에 대한 진실을 알아내는데 오히려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바다에 살지 않던 동물이 바다로 가서 살게 된 존재인지, 아니면 처음부터 바다에서 살 수 있도록 그렇게 설계되어 살고 있는 존재인지를 판단해야 하는 근본적인 질문을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고래라는 존재의 기원을 묻는 이런 질문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정답이라고 확정하여 답할 수가 없다. 창조되어 존재하는 것인지 아니면 진화된 결과인지는 객관적인 증명이 불가능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다만 어느 설명이 맞는지에 대해 특정한 증거들을 제시하며 논리를 갖추어 주장을 펼 수는 있다. 고래가 바다에 살고 있는 이유를 설명할만한 어떤 가설을 세우고 그를 뒷받침할만한 증거들을 제시하는 것이다. 결국 고래의 기원에 대해서는 어떤 주장이 맞고 틀리고의 문제가 아니라 그 주장의 논리와 증거가 얼마나 타당한가를 따져야 하는 문제라 할 수 있다. 진화된 고래와 설계된 고래.. 어느 쪽이 더 타당한 설명일까?

고래는 육상 포유동물로부터 유래되었다는 진화 스토리

먼저 고래의 진화 이야기부터 살펴보자. 진화론 내에서도 조금씩 다른 여러 가설들이 주장되어 왔지만 가장 유력한 가설은 다음과 같은 순서로 진화하였음을 주장하고 있다(그림 1): 파키케투스(Pakicetus) → 암블로케투스(Ambulocetus) → 쿠치케투스(Kutchicetus) → 로도케투스(Rodhocetus) → 프로토케투스(Protocetus) → 도루돈(Dorudon) → 바실로사우루스(Basilosaurs) → Odontocetes(Toothed whales, 돌고래 등의 이빨고래아목) 및 Mysticetes(Baleen whales, 수염고래아목).



그렇다면 이러한 고래의 진화과정은 어떤 증거들에 의해서 뒷받침되고 있을까? 당연히 각종 화석자료들이 그 증거로 사용된다. 이 진화과정을 화석 증거자료들과 함께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이 설명된다: 고래의 진화 초기에 등장하는 파키케투스는 약 5천만 년 전 늑대 정도 크기의 몸집을 가진 육상동물이었다. 화석이 파키스탄과 인도 지역에서 발견되었기 때문에 ‘Pakistan + cetus(고래)’ 라고 이름 붙었고(그림 2), 귓속뼈와 이빨 배열이 고래류와 비슷하다는 점 때문에 고래의 조상으로 해석되었다. 네 다리와 발굽과 긴 꼬리를 갖고 있었고 바다와 가까운 육지에 살면서 먹이 경쟁에 유리한 얕은 바닷가에서의 생활에 적응해갔을 것이라 설명되고 있다.



파키케투스의 다음 단계로 제시되는 암불로케투스(‘걸어다니는 고래’라는 뜻) 화석 역시 파키스탄과 인도 접경 지역에서 발견되었는데(그림 3), 여전히 사지와 긴 꼬리를 가지고 있었으며 3미터 정도되는 길쭉한 몸통 형태로 수달처럼 헤엄칠 수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육지와 바다를 오가며 생활했을 것이라 주장한 학자들도 있었지만 거의 수중 생활을 했을 것으로 보는 주장이 우세하다.



암블로케투스 다음으로는 유선형의 몸통 모양을 보여주는 쿠치케투스를 거쳐 뒷다리와 주둥이가 길어진 로도케투스(그림 4)로의 진화가 이어졌다고 본다. 로도케투스 화석 역시 파키스탄 지역에서 이빨을 포함한 두개골, 골반, 뒷다리 뼈 등이 발견되었다. 크고 넓은 뒷다리에는 물갈퀴가 있어서 완전한 수중생활을 하였으며 주로 헤엄칠 때 뒷다리와 꼬리지느러미를 이용하였을 것으로 주장되고 있다.



로도케투스 다음으로는 최초의 고래라고 불리는 프로토케투스(Protocetus), 도루돈(Dorudon), 바실로사우르스(Basilosaurs)를 거쳐 이빨고래아목 및 수염고래아목으로 나뉘는 현재의 고래들로 진화하게 되었다고 설명되고 있다. 이들 프로토케투스 이후의 진화에서는 이미 꼬리지느러미 등 고래의 큰 특징들이 갖추어진 상태에서의 세부적인 변화들을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그 이전 단계의 진화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작은 변화들이 제시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고래의 진화를 증거한다는 화석들은 타당한 것들인가?

그렇다면 이번에는 이러한 고래의 진화 스토리를 뒷받침하기 위해 제시된 화석 증거들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자. 이전에는 고래 진화의 초기 단계에서 메소니키드(Mesonychid)라는 하이에나 또는 늑대처럼 생긴 육지동물이 등장하는 가설이 있었다. 메소니키드는 치아 구조가 비슷하다고 하여 이로부터 파키케투스로 진화되어 고래의 조상이 되었고, 다른 한편으로는 소, 하마와 같은 초식동물이 진화되었다고 추정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메소니키드를 멸종한 육식동물 계통으로 보고, 고래의 진화는 하마와의 공통조상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하는 관점이 우세하다. 한편으로는, 고래의 조상은 아직 잘 알 수 없으니 그냥 ‘육상 포유류’라고 불러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고래의 초기 조상을 둘러싸고 이렇게 진화론 내에서의 공통된 가설이 확립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뒤에서 더 자세히 살펴보겠지만, 우선은 고래의 진화를 보여준다고 제시되는 화석학적 증거와 분자유전학적 증거가 서로 일치하는 결론을 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화석의 치아 구조를 보고 메소니키드라는 육식 포유류가 고래의 초기 조상일 것으로 추정하였지만, 후에 고래를 분자유전학적으로 분석해보았더니 하마와 같은 초식 포유류들과 좀 더 유사하다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이 때문에 진화론 학자들은 고래의 초기 조상은 하마와의 공통조상으로부터 나왔을 것으로 추정의 관점을 바꾸게 되었다. 그렇다면 여기서 질문이 한가지 생긴다. 화석학적으로 치아 배열 구조의 유사성만으로는 진화적 상관성을 입증하기가 어렵다는 것인데, 그러면 분자유전학적인 유사성은 입증 기준이 될 수 있다는 근거는 무엇인가? 화석의 어떤 형태적 특징이 비슷하다는 것이 진화 조상을 알아내는 기준이 될 수 없다면, 어떤 유전자들의 분포가 비슷하다는 것 또한 조상을 알려주는 기준이 될 수 없지 않은가? 이에 대해서는 진화론 화석학자와 분자유전학자들 사이에서도 논쟁 중인 부분인 만큼 여기서 더 따져볼 것까지는 없겠다. 어찌되었든 고래로 진화한 초기 조상을 알아낸다는 것 자체가 논리적인 연결이 쉽지 않은 일이며, 따라서 그 과정에서 무리한 추론을 내리는 것은 불가피한 일이다. 왜냐하면 진화의 초기단계일수록 어떤 특징을 기준으로 현재의 고래와 비슷한 점을 찾을 것인지부터 학자의 주관적 관심에 맡겨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학자가 특정 비교기준을 정했다 하더라도, 화석 형태 상 유사성 또는 차별성의 정도를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어느 화석은 진화적 연관성이 가깝고 어느 화석은 멀다는 객관적 평가를 내리는 것도 쉽지 않다. 여기에서도 유사점과 차이점 중 어디에 초점을 맞출 것인지에 대해 또다시 학자의 주관적 관점이 개입될 수밖에 없다. 결국 고래의 오랜 진화 조상은 학자의 연속적인 자의적 해석에 따라 달라질 것이기 때문에, 그 선택된 조상이 실제 조상인지의 여부를 떠나서 그 가설을 만들어낸 추론의 타당성부터 쉽게 동의를 얻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일관성 있는 진화 가설이 확립되지 못하는 또 다른 이유는, 진화의 각 단계에 대한 증거 화석만으로는 어떤 객관적이고 실제적 사실을 보여주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화석이 보여주는 것은 형태적 특징이 전부이고 학자는 그 특징들로부터 사실적 인과관계를 추론하는 것인 만큼, 그 학자의 관점에 따라 추론을 위한 가정이 다를 수 있고 그로부터는 당연히 다른 해석이 나오기 마련이다. 이 문제가 고래 진화 가설에서는 어떻게 나타나는지 살펴보자. 고래의 육상 포유류 조상이 해양 포유동물로 변해가는데 있어 가장 핵심적인 변화는 수중생활을 시작했다는 암블로케투스와 로도케투스 단계에서 나타난다고 볼 수 있다. 진화론 학자들에게는 이들이 바로 고래로 진화하는 과정에서의 핵심적인 빠진 고리(missing link)로서 그 연결을 입증하기 위해 전력을 기울이는 것들이기도 하다. 그러나 실상은 그리 녹록지 않다. 진화 초기 단계인 파키케투스는 물론, 걸어 다니는 고래라는 이름의 암불로케투스와 완전한 수중생활의 로도케투스에 이르기까지, 이 중 어느 것도 진화 조상으로서의 확정적인 증거로 자리잡지 못하고 있다. 이들 각각이 논쟁의 대상이 되고 있는 이유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파키케투스 화석은 완전한 육상동물의 모습 그 자체를 보여준다. 다만, 내이 귓속뼈와 치아 배열이 고래류 동물과 일견 비슷하다는 특징을 근거로 고래의 조상으로 주장되었다. 그러나 이는 실상을 들여다보면 쉽게 수긍하기가 어렵다. 미국 미시간 대학의 필립 깅그리치(Philip Gingerich) 교수 연구팀은 1983년 사이언스(Science)지 논문에서, 파키케투스 화석의 청각 부위 구조가 육상 포유류보다는 해양 포유류를 닮았다는 추정과 함께 진화 조상일 가능성을 주장하였다(Gingerich, P.D. et al., 1983. “Origin of whales in epicontinental remnant seas: new evidence from the early Eocene of Pakistan” Science 220: 403-406). 그러나 발표된 내용을 보면 실제 파키케투스, 육상 포유류, 고래류의 청각 부위 골격을 직접 비교하지 않고 발견된 화석 상의 특징만 가지고 유사성에 근거한 추론을 설명하였다. 정확한 판단을 위해서는 파키케투스와 고래류 동물 사이의 유사점과 차이점을 종합적으로 비교 분석해야 하지만 그런 정보는 주어지지 않았다. 더구나 하마와의 비교 또한 제시되지 않았다는 점도 불확실성을 더해준다. 고래의 진화가 하마와의 공통조상으로부터 시작되었다면 파키케투스는 하마가 아닌 고래의 계통으로 진화된 동물임을 보여주어야 한다. 즉 파키케투스의 귓속뼈가 하마보다 고래에 더 가까움을 비교하여 보여주어야 하겠지만 이 논문으로는 그것도 알 수 없다. 파키케투스가 하마의 조상이 아닌 고래의 조상으로 보아야 하는 근거도 분명치 않은 것이다. 뿐만 아니라, 실제 발견된 화석들은 두개골의 일부 조각이었음에도 발표된 내용은 마치 전체 두개골을 발굴하여 분석한 것처럼 설명되는 불합리한 면도 지적되어야 할 부분이다.

 논문을 보면, 두개골의 뒷부분 일부와 치아 몇 개가 포함된 아래턱뼈가 전부였음에도 그것들을 포함하는 전체 두개골을 추정하여 그린 그림을 보여주면서 논문의 추론을 강화시키고 있음을 볼 수 있다(그림 5). 그 정도의 화석 증거로는 파키케투스가 고래 진화의 출발이 되는 조상임을 보여주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앞서 본 파키케투스 전체 모습의 화석(그림 2, 박물관에 전시된 전체 골격 모형 사진) 역시 실제 발굴된 파키케투스의 화석을 연결한 것이 아니라 발표된 주장들을 근거로 복원한 일종의 상상 모형임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결국 깅그리치 연구팀의 주장은 파키케투스가 반드시 고래로 진화하는 중간형태이어야 한다는 결론을 먼저 내려놓고 그것을 합리화하기 위한 자의적 해석을 내린 것이라는 지적을 피할 수가 없다.

1994년에는 미국 노스이스트 오하이오 의과대학의 고생물학자이자 깅그리치 교수의 제자인 한스 테비센(J.G.M. ‘Hans’ Thewissen) 연구팀이 육상 포유류와 고래의 중간적인 특징을 가진 또 다른 화석을 보고하였다(Thewissen, J.G.M. et al., 1994. “Fossil Evidence for the Origin of Aquatic Locomotion in Archaeocete Whales,” Science 263: 210-212). 이 동물에는 ‘걸어 다니는 고래’라는 의미로 암불로케투스(Ambulocetus natans 라는 학명으로)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그러나 이 또한 실제 발표 논문을 들여다보면, 화석이 보여주는 실제적인 형태만을 근거로 삼아 가설을 만든 것이 아니라, 발견된 화석 조각들을 바탕으로 전체의 골격을 추정하여 만들어진 가설이 주된 내용임 알 수 있다(그림 6).

심지어 발견된 화석 조각들은 그 동물이 ‘서있는 모습’이나 ‘헤엄치는 모습’을 추정하기에는 너무나 부족한 것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모습들을 상상하여 그린 그림을 보여주며 그 조각 화석들에 의미를 부여하였다. 추론을 넘어서서 과도한 상상이라는 느낌마저 주는 내용들이 논문의 결론으로 과감하게 제시되었던 것이다. 특히 이 동물이 육지에서 발생된 부속기관으로 물속에서 운동하였을 것이라고 주장한 부분은, 뒷받침할만한 아무런 증거도 없이 그야말로 가상적인 이야기가 제시된 것이었다. 이는 결코 과학적 해석이라고 평가할 수 없으며, 막연하게 이 동물이 고래의 조상이라고 믿는 연구팀의 믿음을 표현한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파키케투스 화석을 발표하였던 깅그리치 연구팀은 암불로케투스가 발표된 지 몇 개월 후, 암불로케투스와 현재의 고래 사이의 중간적인 특징을 가진 화석으로 로도케투스(Rodhocetus kasrani)를 발표하였다(Gingerich, P.D. et al., 1994. “New Whale from the Eocene of Pakistan and the Origin of Cetacean Swimming” Nature 368: 844-847). 로도케투스는 바닷속에서 살면서 상당히 진화된 물갈퀴들을 갖고 있었으며 고래와 같은 꼬리지느러미를 갖고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되었다. 그러나 이 발표된 논문 역시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주장하고자 하는 특징을 입증할만한 결정적인 증거들이 제시되지 않은 채 단지 가상적인 추정만으로 진화의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는 면에서 예외가 아님을 알 수 있다. 발굴된 화석은 두개골과 갈비뼈, 척추, 대퇴골, 엉치뼈 부분이 전부였다. 꼬리지느러미나 물갈퀴의 존재를 예측할만한 어떤 골격도 발굴되지 않았던 것이다(그림 7). 그럼에도 연구팀은 로도케투스 골격의 흉부와 허리부분 등이 고래 진화의 초기 조상으로 주장되었던 메소니키드의 골격과 유사하다는 점을 설명하며 고래 진화의 중간단계라고 주장하였다. 또한 발굴된 화석에는 꼬리가 시작되는 부위부터의 골격이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강한 근육을 가진 꼬리(heavily muscled tail)를 위아래로 흔들면서(dorsoventral oscillation) 헤엄쳤을 것’이라는 상상적 추론을 빼놓지 않고 기술하였다. 이 발표로 인해 현재 고래의 진화를 설명하는 많은 책에는 꼬리지느러미가 버젓이 그려져 있는 로도케투스의 화석 그림이 실려있고, 박물관에도 그런 모양의 로도케투스 화석 모형이 전시되어있다. 두말할 필요도 없이, 많은 학자들이 여전히 고래의 진화를 강하게 주장하고 있는 배경에도 이 로도케투스의 존재가 핵심적인 근거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로도케투스가 고래의 진화 조상임을 확증해주는 증거 화석은 애초에 발견된 바가 없었음을 생각할 때 씁쓸한 마음을 갖지 않을 수 없다.

 한 가지 더 추가로 살펴볼 것은, 파키케투스, 암불로케투스, 로도케투스 등 고래 진화 과정의 핵심적인 중간단계로 제시된 화석들에 대해서, 그것들이 발표될 당시와는 달리 현재는 그 관련 학자들이 가설에 대한 오류를 인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진화론의 증거들에 대한 문제점들을 분석한 미국의 생물학자 칼 워너(Carl Werner) 박사가 2009년에 제작 발표한 다큐멘터리 “Evolution: The Grand Experiment”를 보면, 이들 고래의 진화 조상들에 대한 심각한 오류와 문제점들이 소개되고 있다(https://www.youtube.com/watch?v=Wtadeksb8fg). 우선 파키케투스의 경우에는, 깅그리치 연구팀이 발표한 파키케투스 화석에 분수공이나 물갈퀴에 대한 증거가 없었음에도 뉴욕의 미국자연사박물관(American Museum of Natural History)과 런던의 자연사박물관에는 분수공을 갖고 있는 파키케투스의 두개골 모형이 전시되고 있는 문제가 지적되었다.

암불로케투스에 대해서도 이 화석이 고래의 진화 계통에 들어갈 수 없는 결정적인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깅그리치 교수는 인터뷰에서, “암불로케투스의 두개골 화석을 보면 눈이 악어처럼 머리 위에 위치하고 그 크기도 지나치게 큰데 이는 고래와는 너무나 다른 특징이어서 초기 고래라고 보기가 어렵다”는 의견을 분명하게 밝혔다. 암불로케투스를 처음 발표했던 한스 테비슨 역시, 고실소골 귀뼈가 고래를 닮았고 코 부위에 분수공도 갖고 있었을 것이라고 추정했던 것들은 확실한 것이 아니라고 말함으로써 한발 물러서는 입장을 보여주었다(https://www.youtube.com/watch?v=tkwhd_gIR7c). 로도케투스 또한 증거가 불확실하다는 문제는 별반 다름이 없다. 깅그리치 교수는 화석에서 꼬리지느러미나 물갈퀴의 존재를 입증할만한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을 인정하고, 후에 추가로 발견된 앞다리 뼈에서 물갈퀴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에 로도케투스에는 헤엄치기 위한 꼬리지느러미도 없었음을 보여준다고 말함으로써 처음 발표와는 너무나 다른 입장을 취하였다. 이렇듯 고래의 진화에 대해서는 무엇을 믿어야 할지조차 알 수 없는 형국이 되어있는 것을 보면서 허탈한 마음을 피할 수가 없다. 지극히 자의적으로 해석된 화석 증거들로 고래의 진화 이론이 만들어져 왔다는 사실도 놀랍지만, 강력한 증거 화석이라고 발표하였던 학자들조차 스스로 그 증거들에 대한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에는 놀라움을 넘어 배신감마저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체도 없는 그 고래의 진화 이야기는 지금도 박물관의 전시물과 각종 다큐멘터리 영상과 학교 교과서를 통하여 대중들에게 거침없이 전파되고 있는 것이다.

진화생물학에서 성공 스토리로 자부하고 있는 두 가지 진화가 있다. 파충류로부터 포유류형파충류(디른 말로 수궁류)를 거쳐 포유류로 변해가는 진화가 그 첫 번째이고, 두 번째가 바로 지금 살펴보고 있는 고래의 진화다. 지난 “화석이 들려주는 생명 역사 이야기(3)” 글에서는 파충류로부터 포유류로의 진화가설과 함께 파충류, 수궁류, 포유류의 두개골 화석을 비교하는 해석방법에 대한 문제점들을 구체적으로 살펴보았다. 그와 동일한 문제들이 고래의 진화에 대한 가설과 화석 해석방법에서도 어김없이 드러난다. 그 문제들뿐만 아니라, 주장하고자 하는 형태적 변화를 보여주기 위해 반드시 제시되어야 할 결정적인 화석 증거들도 결여되어 있다는 문제까지 더 얹힌 상황이다. 이렇듯 진화생물학이 자부하는 두 가지 진화가설조차 자의적 해석과 부실한 화석 증거의 문제를 드러내고 있는 만큼, 화석을 이용한 진화론 전체의 불확실성 내지는 오류 가능성에 대한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실로 화석 증거를 근거로 만들어진 진화가설들의 난맥상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 (하)편에서 계속 됩니다.

제작

글 : 현창기 | 한동대학교 생명과학부 교수 / 제작 : GODpia
2016. 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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