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창조이야기
facebook twitter
인류의 어머니, 미토콘드리아 이브의 비밀(1)


사람의 조상은 어디서 왔을까? 창조냐 진화냐라는 논쟁 속에서 늘 제기되는 오래된 질문이다.

인류의 기원을 알아내기 위한 노력은 인류 조상의 화석을 찾는 일에서 시작되었다. 하지만 130년이 넘는 화석 연구의 시간 동안 대부분의 관찰들은 사람이 유인원으로부터 발전해왔다는 진화 이론을 만들어내는데 사용되어왔다. 인류진화학자들은 발굴된 화석의 형태를 비교하는 방식으로 각종 유인원의 살았던 시기와 순서들을 연결하는데 몰두하였다.

하지만 인류의 진화 이론들은 연구가 거듭될수록 확고해지기보다는 오히려 화석이 발견될 때마다 진화학자들 사이에 논쟁이 일어나기 일쑤였고 인류의 진화 스토리는 또 다른 가지치기를 반복해왔다. 그런데 1960년대부터 DNA 분자 정보로부터 인류의 기원을 추적하는 새로운 시도가 시작되었고 분자생물학의 발전으로 이 분야의 연구는 탄력을 받게 되었다. 그 결과로 1987년에 현생인류의 어머니라 할 수 있는 아프리카 이브(African Eve)가 등장하였다. 사람의 미토콘드리아 DNA가 모계를 통해서만 전해진다는 점에 근거하여 가계도를 거슬러 올라가 보니 인류는 아프리카에 살았던 한 여성으로부터 시작되었음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물론 ‘이브’라는 이름은 성경에 나오는 에덴동산의 이브를 빗대어 붙인 것이지만 성경이 말하는 유일한 여성 조상 이브를 말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호모 에렉투스(Homo erectus) 유인원으로부터 진화한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 중 어느 억세게 운 좋은 한 여성의 미토콘드리아 DNA가 모든 인류의 것으로 이어져오게 되었다는 지극히 진화론적인 이야기다. 그러나 이는 지금껏 화석학적 연구들이 주장해온 진화 이론과는 매우 상반되는 가설이었다. 당연히 화석 학자들은 발끈하였고 그 미토콘드리아 이브(mitochondrial Eve)를 둘러싼 논쟁은 십수 년간 계속되었다.

하지만 여러 분자생물학적 후속 연구들이 이어지면서 미토콘드리아 이브 가설에 힘이 실리기 시작하였고 지금은 마치 기정사실처럼 언급되는 이론이 되기에 이르렀다. 이제 인류진화론의 대표 스토리가 된 미토콘드리아 이브 가설..

과연 인간의 조상에 대해 제대로 설명해주고 있을까? 아니 그 이전에, 인간은 침팬지와의 공통 조상으로부터 유인원을 거쳐 진화되어 나온 영장류 동물이라고 믿는 그 진화론적 관점 자체가 과연 우리 인간 자신을 올바르게 설명하고 있는 것일까? 한편으로, 인간은 하나님에 의해 특별하게 창조된 존재라는 성경의 선언을 믿는 입장이라면, 유인원 화석들과 미토콘드리아 DNA를 연구하여 발표했다는 그 숱한 진화론적 이론들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아야 하는 것일까?

현생인류는 어디 출신? 아프리카? 아니면 자기 지역?

현생인류는 어디 출신? 아프리카? 아니면 자기 지역?

인류의 진화는 침팬지와의 공통 조상으로부터 대략 650만년 전에 분리되어 약 400만 년 전의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Australopithecus aparensis), 약 300만 년 전의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프리카누스(A. africanus), 약 230만 년 전의 호모 하빌리스(Homo habilis) 등을 거치고, 자바원인과 북경원인 등으로 잘 알려진 170만년전의 호모 에렉투스와 약 20만 년 전의 호모 네안데르탈렌시스(Homo neanderthalensis, 네안데르탈인)에 이어 크로마뇽인(Cro-Magnon)으로 대표되는 현생인류 즉, 호모 사피엔스로 발전되어 왔다고 주장되고 있다.

가장 큰 관심은 역시 그 마지막 단계 즉 현생인류가 언제 어떻게 형성되었는가에 대한 부분이다. 현생인류의 진화에 대한 가설로는, 호모 에렉투스 유인원이 전 세계에 퍼져 서식하다가 각각의 지역에서 현생인류로 진화했다고 보는 다지역 기원설(multiregional origin hypothesis)과 아프리카 지역에서 호모 사피엔스가 발생된 후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는 아프리카 기원설(out-of-Africa hypothesis)로 나뉘어있다. 1980년대까지는 다지역 기원설이 주도권을 쥐고 있었다.

그림: 미토콘드리아 이브 가설과 아프리카 기원설에 기초하여 현생인류가 세계 각 지역으로 퍼져나간 과정

오늘날의 중국인은 100만 년 전의 베이징 인근에 살던 호모 에렉투스로부터, 지금의 호주와 파푸아뉴기니 원주민들은 인도네시아 자바에서 발견된 자바인으로부터 진화되어 나온 것이라고 보는 입장이다. 그러나 1987년 발표된 미토콘드리아 이브 가설과 1995년에 발표된 Y 염색체 아담(Y-chromosomal Adam) 가설 등 분자생물학적 연구의 가세에 힘입어 아프리카 기원설이 주목받기 시작하였다. 1997년에 아프리카에서 발견된 호모 사피엔스 이달투(Homo sapiens idaltu)가 호모 사피엔스의 가장 오랜 조상이라는 주장도 아프리카 기원설에 힘을 실어주었다. 결국, 16~20만 년 전 호모 사피엔스가 아프리카에서 최초로 나타났으며 이들이 전 세계로 퍼져나가면서 각 지역에서 살던 기존 고인류를 완전히 대체했다고 보는 아프리카 기원설은 유력한 이론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다지역 기원설이 힘없이 물러난 것은 아니다. 2010년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연구진은 아프리카 이외의 지역에 사는 현생인류 유전자의 1~4%가 네안데르탈인으로부터 온 것이라고 발표하였다. 이는 호모 에렉투스가 전 세계로 퍼진 뒤 각 지역에서 호모 네안데르탈렌시스를 거쳐 현생인류로 진화한 것이라고 보는 다지역 기원설을 지지하는 결과였다. 호모 사피엔스가 호모 네안데르탈렌시스와는 아예 다른 종으로 보는 아프리카 기원설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2013년 유럽과 아시아 사이에 있는 작은 나라 조지아의 드마니시 지역에서 발굴된 호모 에렉투스의 유물들도 아프리카 기원설을 위태롭게 만들고 있다.

 아시아에 살았던 호모 에렉투스가 사용했던 것으로 보이는 석기들이 아프리카의 호모 에렉투스보다 약 10만 년이 앞선 180만 년 전의 것으로 추정된 것이다. 2005년에 이곳에서 발견된 두개골(‘드마니시인’) 역시 아프리카의 호모 에렉투스가 등장한 시기보다 훨씬 앞선 것으로 추정되어 아프리카 기원설을 반박하는 근거가 되었다.

이렇듯 진화 이론 가운데에서도 현재로서는 아프리카 기원설과 다지역 기원설 중 어느 쪽의 손을 들어주어야 할지는 분명치 않다. 화석학과 분자생물학의 협력을 통해 현생인류의 기원을 명백하게 밝혀야 한다는 목소리는 높지만 지금까지 주장되어 온 내용들을 함께 놓고 볼 때 하나의 이론으로 수렴되어 결정되는 것은 도무지 가능할 것 같은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진화론적인 시각을 벗어나기 전에는 현생인류의 출신지 문제는 영원히 알아낼 수 없는 미궁에 빠질지도 모른다.

아프리카 출신 미토콘드리아 이브가 인류의 어머니?

현재 현생인류의 기원에 대한 가장 유력한 가설이라는 아프리카 이브 가설은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지 살펴보자. 미국의 앨런 윌슨(Allan C. Wilson), 레베카 칸(Rebecca L. Cann), 마크 스톤킹(Mark Stoneking) 박사팀은 1987년 Nature 지를 통해, 세계 각 대륙을 대표하는 147명 여성의 태반으로부터 얻은 미토콘드리아 DNA를 분석한 결과 이들 모두가 약 20만 년 전 아프리카에서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한 여성으로부터 유래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며 현생인류의 아프리카 기원을 주장하였다. 미토콘드리아는 세포의 에너지를 생산해내는 세포 내 기관으로서 세포 핵에 있는 염색체 DNA와는 별도로 독자적인 DNA를 갖고 있다. 인간의 미토콘드리아 DNA는 단지 37개의 유전자만을 갖는 단순한 유전체로서 두 가지 측면에서 혈통 분화 연구에 유리하다.

첫째는 부모의 DNA가 뒤섞이게 되는 염색체 DNA와는 달리 어머니로부터 만 유전되어 온다는 것이며, 둘째로는 비교적 빠르고 일정하게 돌연변이를 축적하기 때문에 짧은 기간 동안의 유전적 변화를 관측할 수 있다. 난자가 수정되기 위해 정자로부터 받아들이는 것은 정자의 DNA뿐이기 때문에 수정란의 미토콘드리아는 난자의 것이며, 따라서 사람의 미토콘드리아 DNA를 분석하면 그의 모계 조상을 추적할 수 있다.

그리고 미토콘드리아 DNA의 상관성은 가계를 거슬러 올라갈수록 떨어지게 되는데, 예를 들면 외할머니로부터의 친척 간보다는 외증조할머니로부터의 친척 간이 더 많은 돌연변이 기회로 더 낮은 상관성을 보일 것이다. 이처럼 가계를 계속 거슬러 올라간다면 모계에 의한 친척 관계의 반경은 점점 넓어지고 결국에는 모든 사람들을 포함하게 될 수 있으므로, 궁극적으로 모든 사람들의 미토콘드리아 DNA는 한 사람의 여성을 조상으로 두게 된다는 것이다.


미토콘드리아 이브 가설은 현생인류의 기원에 대한 새로운 발견이었다.
앨런 윌슨 연구팀의 분석 결과, 아프리카 출신 여성의 DNA가 가장 크게 달랐으며 나머지 모든 지역은 비슷한 수준의 차이를 보여주었다. 아프리카 여성의 DNA가 가장 돌연변이 변화가 많았으므로 가장 오랜 시간을 거쳐온 곳, 즉 최초 DNA가 시작된 곳이 아프리카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사람과 침팬지의 단백질을 비교하여 얻어진 분자시계(molecular clock)에 따라 두 종간의 분리 시점을 5백만 년 전으로 보고, 사람의 미토콘드리아 DNA 사이의 분화정도와 사람과 침팬지 사이의 분화 정도의 비율이 1:25라는 결과가 얻어졌기 때문에 사람의 모계는 5백만 년의 1/25, 즉 약 20만 년의 기간내에 분리되어 나왔다는 결론도 더해졌다. 이렇게 하여 약 14만 년~28만 년 사이에 아프리카에서 살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70억 현생인류의 공통 조상 어머니, 즉 미토콘드리아 이브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약 20만 년이라는 비교적 짧은 연대의 인류 조상과 그 아프리카 기원을 주장하는 이러한 분자생물학적 연구 결과에 대해, 화석의 형태 연구에 기초하여 다지역적 기원을 주장해온 인류진화학자들은 반발하였다. 호주 국립대학의 앨런 손(Alan Thorne)와 미국 미시간대학 밀포드 월포프(Milford Wolpoff)를 중심으로 다지역 기원설을 지지하는 학자들은, 아프리카 이브 가설에서 주장하는 기존 종족에 대한 완전한 대체에 대해 강한 의문을 제기하였다.

즉 현대인에게 오로지 하나의 미토콘드리아 DNA 계통만 존재한다면 그것은 아프리카로부터 온 침략자들과 기존 종족들 사이에 전혀 유전적 결합이 없었다는 것이며 그렇다면 약 15만 년 간에 걸쳐 세계 전지역에서 완전한 종족 대체가 이루어진다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야기가 전개된다는 것이다. 이들은 여러 화석학적 근거를 가지고 아프리카 이브 가설이 실증될 수 없는 것이라는 비판을 제기하였다. 실제 얻어지는 화석 증거들은 이브 가설의 가정을 지지하기는커녕 오히려 그와 상반된 결론을 보여준다는 반박이었다. 이렇듯 아프리카 기원설과 다지역 기원설의 주장 논리는 서로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만큼 타협의 여지는 없어 보인다. 둘 중 어느 하나가 잘못되었음이 밝혀지고 물러서지 않는 한은 끝날 싸움이 아닌 것이다.

※ 미토콘드리아 이브의 비밀(2회) 에서 계속됩니다.

제작

글 : 현창기 | 한동대학교 생명과학부 교수 / 제작 : GODpia
2016. 4.3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저자 또는 제공처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