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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쓰는 종의기원-종분화, 과연 일어날수 있는가(2)

가설과는 달리 전혀 관찰되지 않고 있는 종분화

진화생물학의 문제는 종분화 가설들에 대한 실험적 증거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오히려 그 가설들이 주장하는 바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현상들이 속속 관찰되고 있다는 점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예를 들면, 2012년에 남미 판테푸이(Pantepui) 지역에서 조사된 생물군 서식 분포 연구가 있다(P.J.R. Kok et al., 2012, Current Biology 22, R589-590). 벨기에, 캐나다, 미국의 국제공동연구로 진행된 이 조사에서는 남부 베네수엘라, 북부 브라질, 서부 가이아나(Guyana)에 걸쳐 테이블산(table mountain)들, 즉 테푸이(tepui, 남미에서 테이블산을 일컫는 말)들로 이루어진 판테푸이 지역에서 서식 생물군의 유전학적 분포들을 분석하였고, 그 결과가 저명한 학술지 ‘현대생물학(Current Biology)’ 저널에 보고되었다. 진화론에서 약 15억년 전의 원생대에 형성된 것으로 주장되고 있는 이 지역의 테푸이들은 1천 미터 높이의 벼랑들로 인해 주변 지역과 완전히 격리되어있어서(그림 5) 생물체들의 접근이 달보다도 적었을 것으로 생각될만큼 지구 상에서 가장 접근 불가한 지역 중 하나라고 평가되고 있다. 그래서 진화생물학자들은 이 지역을 ‘종분화가 일어날 수 있는 이상적 장소(an ideal nursery of speciation)’로 보아왔다. 찰스 다윈이 갈라파고스 섬에서 생각해냈던 것처럼 새로운 종의 발생이 일어남직한 장소인 것이다.



그러나 판테푸이 지역의 양서류와 파충류 동물들로부터 대표적인 미토콘드리아 유전자 DNA들을 분석해보니 그 결과는 너무나 예상밖이었다. 지형적으로 완전히 고립된 테푸이의 정상이라면 당연히 나타나야 할 유전적 다양성이 매우 낮게 나타난 것이다. 연구팀이 놀란 이유는, 이전의 진화론적 연구들에 의하면 각 테푸이들 사이의 생물학적 격리는 중생대 백악기(1억5천만~8천만년 전)부터 일어났다고 추정하였는데, 그 정도의 시간은 새로운 종들이 분화되어서 유전적 다양성이 높게 나타나기에는 충분한 시간이기 때문이다. 예상치 못한 분석 결과들로 인해 연구팀은 여러 새로운 해석들을 덧붙여야 했다. 우선 테푸이 정상에서 서식하는 동물군의 유전적 나이가 예측에 비해 너무 젊게 나왔기 때문에 테푸이 간의 생물학적 격리가 2백만년 전쯤에 일어난 것으로 한참 뒤쪽으로 미루어 추정해야만 했다.

그리고 유전적 다양성이 낮게 나온 결과에 대해서는 수동적 분산(passive dispersal)에 의한 유전자 흐름(gene flow)이 일어날 수 있다고 제안하였다. 즉 폭풍이 불거나 새를 통해서 한 테푸이에서 다른 테푸이로 동물들이 이동되었을 수도 있다는 해석이다. 과연 그런 일들을 통해 유전적 교류가 일어날 수 있는지의 판단은 차치하고라도, 어찌됐든 왜 새로운 종이 발생하여 유전적 다양성이 높아지는 일이 벌어지지 않았는지에 대한 설명은 아예 제시조차 할 수 없었던 것이다. 지금까지 가장 이상적인 종분화 지역 중의 하나로 평가되어 왔던 판테푸이였지만 더 이상 그런 가치는 인정해줄 수 없는 장소임이 밝혀졌고, 연구팀은 그래도 판테푸이 지역은 여전히 고도의 종 고유성(high-level endemism)을 보존해줄 수 있는 곳이라고 에둘러 그 가치를 평가하면서 연구보고를 마무리하고 있다.

좀 더 최근에 관찰된 예를 하나 더 살펴보자. 북태평양에 위치한 콥(cobb)이라는 이름의 해저산(seamount) 지역에서 서식하는 생물군을 탐사한 결과가 2016년에 발표되었다(C.D. Preez et al., 2016. PLoS One 11, e0165513). 해저산은 바닷 속에 있는 높이 1천미터 이상의 산들을 말한다. 진화론적 관점에서 해저산들은 오래 전의 지질학적 격변으로 형성되어 격리되었기 때문에, 생물학자들은 해저산의 표층에서는 다양한 진화가 일어나 그 곳에서만 나타나는 고유의 새로운 생물종들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 해저산의 지형적 특징으로 인해 새로운 종의 형성과 유전적 다양성이 촉진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바로 그러한 고도의 종 고유성을 보여줄만한 장소라고 평가되는 콥 해저산을 수중 차량을 이용하여 광범위하게 탐사하였다(그림 6).



그런데 산호류와 해면동물 등 11가지 동물문의 74가지 분류군들을 분석한 결과 진화론적인 예측과는 전혀 다른 결론이 내려졌다. 해저산이 다양한 생물군의 서식처임은 맞지만, 발견된 생물종들은 연안 지역에서도 일반적으로 관찰되는 것들이었다. 330만년 전에 형성되었다고 주장되는 콥 해저산이라면 당연히 나타나야 할 그 지역 고유의 종들은 찾아볼 수 없었고, 독특한 생물들이라해도 기존 생물종 내의 변이체였으며 그나마도 본토 연안 지역에서도 나타나는 것들이었던 것이다.

이 탐사결과를 발표하는 논문에서는 더 이상 종분화와 관련된 해석이나 추론은 제시될 필요조차 없었다. 그저 해저산 생태계에 대한 상세한 분석에 치중하고 해저산이 다양한 생물체들의 서식처가 될 수 있음을 강조하는 것이 전부였다. 그렇다면 연구팀이 콥 해저산 탐사 연구를 시작한 이유가 무엇이었던가? 콥 해저산을 종분화의 현장으로 예측하고 진화의 실험실로 기대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탐사 결과는 해저산이 고도의 종 고유성을 보여줄 것이라는 진화생물학의 예측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것이었다. 종분화의 최적지로 기대했던 장소에서도 종분화를 관찰할 수 없다면 지구 상 어느 곳에서 종분화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인가? 이는 앞에서 살펴본 판테푸이 지역에서의 연구결과와 장소나 연구방법만 다를 뿐 거의 똑같은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다. 최근에 발표된 이 두가지 대표적인 연구결과를 통해서 내릴 수 있는 결론은 단순 명료하다. 바로 ‘종분화는 지구 상에서 관찰되지 않는다’는 사실인 것이다.

 교과서나 여러 매체들을 통해 우리는 다양한 종분화 가설들을 배워왔고 접하고 있다. 이 종분화 가설들은 우리로 하여금 아무런 의심없이 새로운 종이란 얼마든지 생겨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만든다. 하지만 실제로는 지구 상에서 가장 종분화가 일어날 것 같은 장소에서조차 종의 발생은 관찰되지 않고 있음을 보면서 씁쓸한 마음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종분화 가설들을 비웃기라도 하듯 실험적으로 확인되지 않고 있는 종분화 현상에 대해 과학은 언제까지 기다려줄 수 있는 것일까?

다윈이 자연선택에 의한 새로운 종의 발생을 상상하며 주장을 편지 어언 15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종분화는 미궁에 빠진 가설 속의 개념으로만 떠돌고 있다. 이만큼 기다렸으면 이제는 원래의 질문으로 다시 돌아갈 때가 되었다고 본다. 진화론의 무신론적 전제들을 내려놓고, 종이란 무엇인가라는 개념 정의에서부터 재정립해야 한다. 그리고 종의 경계를 넘어 다른 종으로 변화한다는 대진화의 개념이 과연 생물학 연구에서 필요한 것인지를 논하기 시작해야 한다. 필요하지 않거나 오히려 생물학의 진리 탐구에 장애가 되는 개념이라면 과감하게 버리는 결단과 함께 생물의 세계를 새로운 종의 개념으로 바라보기 시작하여야 하는 것이다.


※(3)편에서 계속 됩니다.

제작

글 : 현창기 | 한동대학교 생명과학부 교수 / 제작 : GODpia
2017. 3.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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