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희균 원장의 서재는 ‘병원 예배실’ 이다

국희균 원장의 서재는 ‘병원 예배실’이다

저에게 기도는 ‘쉼’이에요. 어제도 몸살 때문에 여기저기 몸이 얻어맞은 것처럼 밤새 잠을 못 잤어요. 아침에 병원 예배실에 가서 기도하는 자리에 앉아 쉬는 거죠. 주님의 품 안에서요. 하나님께 매일 드리는 기도도 있지만, 어느 날은 그냥 주님 안에서 쉬어요. 속상한 일이 생기면 하나님께 이르기도 하고요(웃음).
기도하고 나면 하나님이 힘을 주시니 다시 일을 하고, 직원들을 격려하고 중보 해줄 수 있게 됩니다. 꿈을 이루는데도 기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오 목사님께서 “하나님이 주신 비전이 만만해질 때까지 기도하라”고 하셨거든요. 처음 비전을 받으면 이게 너무 큰 거예요. 그런데 기도를 많이 해서 “아이고. 이거 할 수 있겠다.”할 때까지 기도하는 것입니다. 예전에는 선교병원 하나 세우는 것도 헉헉대며 힘들어했는데 계속 기도하며 하나님이 주신 꿈을 향해 달리다 보니 이제는 더 큰 비전을 주세요. 선교지마다 선교병원도 세우고, 크리스천 교육기관도 해보자는 이야기를 함께 나눕니다. 하나님이 힘을 부어주시면 하게 되겠죠. 어느 곳보다 더 병원 예배실에서 기도하면 쉼을 주시고 꿈을 이루는 에너지를 주십니다.

의료로 하나님의 사랑 전하는 ‘더 러브 브릿지’

1996년에 인천기독병원에서 근무할 때 인도에 의료 선교를 갔었습니다. 마지막 날 평가 기도회를 하는데 굉장히 강한 성령의 체험을 하면서 밤새 기도를 하게 되었지요. 그날 하나님께서 의료선교에 나를 쓰시려고 의사로 부르셨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 후 아내가 첫 아이를 임신했을 때부터 의료선교를 다녔어요. 벌써 25년이 됐네요. 한번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의료 선교를 간 적이 있었어요. 너무 어려워서 선교사님이 막 철수를 하려는 상황이었다고 해요. 예배 처소에 갔더니 마구간같이 허름하고 작은 공간이더군요. 누추한 마구간에서 나신 예수님이 떠올랐습니다. 그곳을 방문한 팀원들이 동일하게 “여기에 교회가 세워져야 한다.”는 느낌을 받았지요.
그곳에서 하루를 진료했는데 주일 예배에 40명이 넘는 사람들이 몰려왔어요. 영하 30~40도였는데 사람들이 많아서 저희 팀은 밖에서 파카를 입고 예배를 드렸죠. 저도 25년 동안 의료선교를 다니다 보니 지치고 힘든 때였어요. 병원도 중요하니 병원이나 열심히 하자는 마음이 있었는데 생각이 바뀌더군요. 우리는 단지 작은 행위를 했는데 한 교회가 부흥됐으니까요. 연합사역을 할 수 있는 의료선교의 플랫폼을 만들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준비했던 '더 러브 브릿지' NGO도 만들게 되었습니다.



선교병원을 세우도록 이끄신 손

13명 직원이 있는 의원에서 시작했는데 하나님께서 100배의 축복을 주셔서 선교병원인 사랑플러스 병원을 열게 하셨습니다. 병원을 세울 때 전체 예산의 10프로도 없었어요. 어떻게 이 병원을 세우게 하셨는지를 떠올려 보면 하나님이 시작하게 하신 기업은 하나님이 책임지신다는 확신이 들지요.
병원을 세우기 위해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야 했는데 아무것도 없었어요. 그때 하나님이 저에게 딱 하나만 주셨죠. 선교병원을 하시겠다는 마음만요. 눈에 보이는 건 없었어요. 하나님께서 저에게 선교병원을 통해서 분명히 하실 일이 있다는 사인을 주셨고 이끄셨으니 하나님의 목표는 알겠어요. 그런데 현실하고는 너무 안 맞는 거예요. 포기하고 싶었죠. 현실과는 너무 차이가 났으니까요. 직원들도, 집에서도 모두 반대를 했어요.
어려운 시간이 지난 후 하나님께서 놀라운 방법으로 병원을 세우게 하셨습니다. 풍성해서 이 병원을 시작했다면 제가 한 일이 되겠죠. 아내도 저에게 그래요. 아무것도 없이 시작했으니 지금 망해도 억울할 게 없다고요. 병원을 세우면서 하나님의 재정관을 확실히 가르쳐 주셨습니다. 병원이 지금까지도 재정적으로 풍성했던 적은 없었어요. 월급날 되면 빠듯하게 굴러가죠. 좀 넘치면 다른 마음을 품을까봐 그러시는지 딱 만나만큼 채워주세요(웃음).



몸과 마음이 아파서 오는 환자들

의료 선교를 하면 표현하지 않아도 저희를 통해서 예수님의 사랑이 흘러가요. 특히 공산권이었던 러시아나 중국에 있는 분들은 평생 그런 친절을 맛본 적이 없다는 거예요. 저희가 가고나면 그곳의 선교사님이나 목사님들을 현지인들이 다시 보신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의료선교를 가기 전에 기도로 준비하는 게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 나라, 그 지역을 품고 준비하는 기도를 드릴 때 하나님께서 역사해 주시죠.
사실 해외보다 한국 병원에서 전도가 더 어렵습니다. 직접 전도를 못 하니까요. 얼마 전 남편이 칼로 찔러서 아이 둘을 죽이고 부인도 배와 손이 칼에 찔려서 엉망이 된 분이 입원하셨어요. 가족들이 치료만이 아니라 하나님이 주시는 은혜를 입고 그 영혼이 회복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저희 병원으로 데려오셨죠. 다른 종교를 가진 분들 중에 다른 병원에서 치료를 포기했다가 저희 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회복되신 분들도 있으세요. 저는 의식적으로 전도하려고는 하지 않는데 전도할 수 있는 상황을 하나님께서 만들어 주세요. 한번 제 환자가 되면 10년, 길게는 20년까지 오시는 분들이 계세요. 굳이 말을 안 해도 제가 기독교인인 걸 다 아십니다. 병원에 예배실도 있고 제 방에 십자가도 있고, 수술할 때도 제가 항상 기도를 해드리니까요.

선교병원의 필독서 두 권

선교병원으로 사랑플러스병원을 시작할 때 직원들과 함께 선교 훈련을 받고 선교사분들의 묘지가 있는 양화진도 다녀오다 보니 한국의 선교 역사에 대해 관심을 느끼게 되더군요. 그러던 중에 「닥터 홀의 조선회상」이라는 책을 우연히 알게 되었습니다. 한국의 선교 역사에 대해 잘 알 수 있는 책이지요. 이 책이 병원 직원들의 필독서였어요. 함께 책을 읽으면서 우리가 너무 많은 혜택을 받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죠. 그때 거룩한 부담감을 갖게 되었습니다. 저희 병원을 하나님께서 선교 역사 가운데 쓰시려고 한다는 걸 느꼈습니다. 해외 의료 선교뿐 아니라 오래전부터 통일되면 북한에 병원을 세우게 해달라는 기도도 하고 있어요. 해외 선교지에 3개월에 한 명씩 병원 직원을 파송하기로 했고요. 병원이 작다고 못하는 것도 아니고 크다고 하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고통이라는 선물」도 저희 병원 필독서였어요. 인도에서 나환자를 돌보신 폴 브랜드라는 의사선생님과 필립 얀시가 함께 쓴 책이지요. 중국에서 나환자를 돌보시는 선교사님께서 저에게 권해 주셨어요.
나환자들이 제일 불쌍한 게 고통을 못 느껴요. 폴 브랜드 선생님이 나환자들에게 교육해서 위험한 물건을 못 만지게 했죠. 그런데 감각이 없으니 뜨거운 물건을 집어서 몸이 상해 오는 거예요, 중국 나환자를 돌보며 저도 절단 수술을 많이 했거든요. 절단 할 때 보면 근육 같은 게 다 살아있는데 괴사가 와요. 안 아프니까 사람들이 막 쓰는 거예요. 하나님이 주신 고통은 우리의 몸을 보호하기 위한 부분이에요. 「고통이라는 선물」을 읽으며 ‘고통이 선물이구나’를 깨닫고 병원의 환자분들에게도 아픈 것을 너무 원망하지 말라고 설명해 드리죠.



일터 선교사들을 위한 책

교회에서 하는 일터 선교사의 교재를 가지고 저희 병원 직원들과도 함께 나눕니다. 폴 스티븐스 목사님의 「일의 신학」을 읽고도 귀한 깨달음을 많이 얻었죠. 이 책을 직원들과 함께 읽고 나누기도 했고요. 크리스천들은 직장에서 일과 신앙이 같이 가는 게 어려워요. 제가 옛날에 했던 가슴 아팠던 실수는 의료 선교란 해외 선교사로 나가야만 하는 줄 알았어요. 죄의식이 있었죠. 「일의 신학」을 읽으며 하나님 믿는 자녀는 하나님이 주신 일터에서 최선을 다할 때 하나님이 동행하셔서 결국에는 하나님이 만들어주신 삶의 목적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확실히 알게 되었습니다.
예전에는 선교사님들이 병원에 오시면 한편으로는 죄송하고 마음이 무거웠거든요. 이제는 그런 생각을 안 합니다. 왜냐하면 병원도 아주 중요한 선교지거든요. 병원이 선교지란 자신감이 생기면서 ‘더 러브 브릿지’도 더욱 힘 있게 할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이 가르쳐 주신 치료

처음에는 환자를 치료하는 주체가 의사인 저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공부를 더 열심히 했죠. 언제부터인가 의사로서 두 가지는 해결을 못 하겠더라고요. 관절을 치료해도 그 안에 구조가 튼튼해지고 실제로 회복되는 건 의사의 힘이 아니에요. 수술 후 관리가 안 되면 소용이 없거든요. 관리가 잘 되기 위해서는 삶의 목적이 있어야 합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을 만드신 하나님의 창조 목적이 분명해질 때 몸을 소중히 여기고 잘 관리할 수 있게 되지요.
제가 관절 전문의이지만 지금은 통합치료라고 해서 근육을 튼튼하게 만들고 몸을 관리하는 재활에 대해서도 환자분들께 얘기해 드려요. 근육을 튼튼하게 하려면 사실 전신이 건강해야 하거든요. 무릎 수술을 하는 의사지만 지금은 허리에, 목을 위한 운동법도 가르쳐 드리고 자료를 만들어서 나눠드리고 있어요. 제 방에 피노키오 관절 인형을 걸어 뒀어요. 하나님이 우리 몸을 만드실 때 이렇게 연관성 있게 만드셨거든요. 우리나라 의학이 너무 몸을 세분화시켜서 봐요. 무릎은 발하고 허리하고 관련이 있거든요. 발이 아프거나 허리가 아프면 무릎도 아파요. 무릎만 봐서는 안 되지요. 어떤 경우는 아픈 부위를 놔두고 전체를 개선하면 실제로 아픈 부위가 좋아지는 환자분들도 계세요. 이곳이 아프다 하면 이곳만이 아니라 몸 전체를 보고 원인을 찾아 치료하면 좋아지죠. 여러 선교지를 다니며 다양한 환자들을 치료하면서 그런 시각의 전환을 주셨어요.



비전 및 기도제목

하나님이 주신 비전은 시간이 지난다고 희석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예전에는 의료 선교사의 비전이 막연했는데 25년이 지나고 나니 점점 더 뚜렷해지더군요. 좀 더 구체적으로 되고요. 하나님이 주신 꿈을 따라가다 보면 하나님이 주신 에너지만큼 누리게 돼요. 간혹 너무 넘칠 때도 있지요. 저는 심장에 스텐트를 넣었는데 너무 넘친다 싶으면 하나님이 질병으로 멈추세요. 그때는 내 힘으로 살았구나. 좀 쉬어야겠다 하고 깨닫죠. 비전을 따라가다 보면 환란을 주시기도 하고, 어려움도 주시죠. 그때마다 쉬어가면서 하나님이 주신 꿈을 구체화하고 심플하게 만들다 보면 다시 에너지도 주시고 더 선명하게 비전을 보여주세요.
지금은 크리스천이 숨는 시대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드러나야 한다고 생각해요. 제 성격이 내성적인 부분이 있거든요. 의사들의 모임에 나가기보다 병원에서 일만 했고요. 그런데 이제는 남은 생애 하나님께서 등불처럼 쓰시겠다 하시면 일어나려고요. 우리 병원도 기독교 병원이라는 정체성 갖고 올해는 더욱 드러내려 합니다.
겸손과 주저함을 잘 분별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일하는 게 아니라 하나님이 일하실 때 우리 병원이 주저함을 겸손이라고 포장하지 않고 하나님의 때를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하나님이 하시겠다면 빼지 않으려고요. 하나님이 이끌어 가신다면 “하나님의 일하심을 보자.” 하면서 열심히 따라 가아죠. 그것이 우리 병원의 기도제목입니다.



- 인터뷰 진행&정리 : 이음 작가
- 사진 : 이요셉 작가
- 인터뷰 장소 : 사랑플러스 병원
- 기획.제작 : 사랑의교회 인터넷사역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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