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dot)김주윤 대표의 서재는 “기도”다

닷(dot)김주윤 대표의 서재는 “기도”다

고통 속에서 기도하는 게 맞는 거 같아요. 한국에 들어오기 전에 정말 많이 기도했어요. 한국에 가서 무엇을 할지 몰랐고, 부모님은 사업이 어려워지셨죠. 당시 미국에서 학교 도서관에 앉아 이런 기도를 드렸던 기억이 나요. “예수님, 제 삶을 맡깁니다.” 그리고 한 달 후에 한국에 들어왔고 모든 일이 벌어졌어요.
한국에 들어올 때 통장에 2만 원 밖에 없었어요. 그런 상황인데 정말 이상했던 건 자신감이 넘치는 거예요. 한국에 오기 전에 3개월 동안 새벽예배를 다녔거든요. 한국에 가면 가족들을 전도해야 해서요. 기도하면서 신앙으로 무장되어서 그런지 가진 게 없는데도 다 가진 것 같았어요. 명지대 근처에 다섯 명이 원룸을 구해 살면서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며 먹고 자고 했어요. 매 순간 기도하면 하나님이 열어주시는 그런 상황이 벌어졌죠.
닷(dot)이란 회사도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서 시작했어요. 스타트업 경연 프로그램인 KBS ‘황금의 펜타곤’에서 우승을 하게 됐는데 그 과정도 드라마틱했어요. 우승할 수 없는 상황에서 우승했고 상금으로 기본 자금을 마련할 수 있었죠. 안 될 것 같은 상황인데 하나님이 되게 해주시는 그런 상황의 연속이었어요. 할 수 있다는 성령 충만도 있었지만, 불안함도 있었죠. 창업을 하고 사업을 하면서 하나님을 의지하며 기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의 연속임을 경험했어요.

우연히 보게 된 점자 성경책

유학을 간 지 2년 정도 지났을 때 집에서 학비가 떨어졌다고 들어오라는 연락을 받았어요. 학교를 졸업하지 않고 한국으로 들어왔죠. 한국에 들어와서 하나님이 기뻐하는 일을 하게 해달라고 기도를 많이 했어요. 이전에 했던 것처럼 돈만을 추구하는 창업은 못 하겠더라고요. 하나님이 기뻐하는 일이라는 확신이 드는 일을 하고 싶었어요.
인터넷에서 자료를 검색하다 점자 성경책을 보게 되었어요. 나중에 점자 성경책을 직접 봤는데 너무 크더군요. 전 세계에 시각장애인들이 2억 9천만 명이 있다고 합니다. 그 중 90퍼센트 이상이 후천적으로 시각장애인이 되었다는 걸 알게 되었죠. 소리만 들으며 생활하고, 점자를 읽을 줄 모르는 사람이 70~80퍼센트라고 해요. 저개발 국가는 90퍼센트나 되죠. 그런 자료를 보면서 크리스천 지인과 얘기하다 “그런 부분이 성경을 보급하는 데도 문제가 되겠구나” 이런 이야기를 나눴어요. 대화를 하고 나서 이것이 기도 응답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전 세계적으로 후천적 시각장애인들이 많은데 복음을 전할 통로가 막혔다고 생각하니 문제잖아요. 그래서 창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교통사고로 두 눈을 잃게 된 청년

미국 애틀랜타에 사는 루크라는 청년이 20살에 교통사고로 시력을 잃었어요. 루크와 부모님은 독실한 크리스천이죠. 어머니가 저희에게 연락을 주셔서 알게 된 친구인데 닷 워치를 연구하는 과정 중에 기기를 보내줬어요. 루크가 닷 워치를 사용하면서 생활 속에서 도움이 되었던 내용을 정리해서 보내줬죠. 시각장애인이 되면서 겪었던 공포와 가족들이 경험하고 느낀 것들도 다 적어서 보내줬어요. 시력을 잃으면 밤인지 낮인지 구분을 못하게 되고, 언제 자야 할지 몰랐다는 내용을 보고 닷 워치에 밤낮을 구분할 수 있는 기능을 넣었습니다. 점자 교육 기능도 그런 사례를 들으면서 더 추가하게 됐고요. 닷 워치에 알림을 켜 놓으면 카카오톡, 교통정보, 이메일을 다 받아 볼 수 있어요. 시각장애인분들에게 날씨는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날씨 예보는 따로 넣어서 바로 볼 수 있게 만들었죠. 닷 워치에는 점자 모드와 촉각 모드 두 가지가 있어요. 점자를 모르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거든요. 이런 분들을 위해 만든 촉각 모드는 열두시가 되면 시계의 좌측 여섯 개, 우측 여섯 개 점자가 튀어나오게 되어있어요. 시각장애인인 미국 가수 스티비 원더와 이탈리아 성악가 안드레아 보첼리도 저희 닷 워치를 가지고 계시죠.



대학교 룸메이트였던 장애인 친구들

대학교에서 룸메이트가 장애인이었어요. 한 친구는 목만 가눌 수 있고, 다른 한 친구는 상반신만 움직일 수 있는 지체 장애인이었죠. 이렇게 자연스럽게 그들과 함께 했습니다. 미국은 장애인에 대한 생각이 우리나라와 달라요. 몸이 불편할 뿐이지 일상적인 일을 해나갈 수 있거든요. 두 친구 다 여자 친구도 있었고 목만 가누는 친구는 결혼을 했어요. 상반신만 움직일 수 있던 친구는 마이크로소프트에 입사했어요. 장애가 있어도 장애있는 부분을 조금만 도와주면 일반인처럼 살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점자 스마트 워치를 만들다 한번은 시각장애인분들에게 “너희가 뭘 아냐”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어요. 직원들이 상처를 받았죠. 저도 약간 혼란스러웠던 때가 있었어요.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게 아니더라고요. 내 주변에는 공격하는 사람뿐 아니라 저희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분들이 더 많아요. 저희가 그 분들의 어떤 부분을 채워줘야 하나 고민하는데 하나님께서 이런 말씀을 주셨어요.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라”(마태복음 25:40). 이 말씀으로 확신을 얻었죠. ‘이웃에게 하는 게 하나님께 하는 것이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되면서 더욱 힘을 내서 만들고 있습니다.

지치고 외로운 마음에 찾아오신 하나님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유학을 갔을 때 해외 가는 것도, 비행기를 타보는 것도 다 처음이었어요. 21살이었던 대학교 1학년에 미국에서 첫 창업을 시작했고요. 세 번째 창업을 하면서 크리스천이 됐죠. 당시 어머니가 아프셨거든요. 그런데 제가 슬퍼하는 게 아니라 마치 창업하면서 문제를 해결하듯이 행동하는 거예요. 아픔에 공감하지 못하는 저 자신이 이상하게 느껴졌어요. 그러던 중 후배가 전도를 해서 한인교회를 가게 되었습니다. 청년부에 나갔는데 따뜻하게 맞아주시는 거예요. 내 마음에 채워지지 않았던 부분이 채워지면서 크리스천이 되었죠. 창업은 한국에서 해도 힘들잖아요. 타지인 미국에서 창업을 하면서 외롭고 가난했던 마음에 더 극적으로 하나님이 찾아 오셔서 기쁨으로 크리스천이 되었던 것 같아요. 성경공부도 하고 찬양팀도 섬기며 지냈죠. 기쁘게 했던 것 같아요. 주일마다 천국 같은 느낌이었어요.

창업에 도전하도록 이끈 두 권의 책

지금은 성경을 많이 읽지만 예전에는 자기개발서나 창업 관련된 책을 많이 봤어요. 특히 롤 모델이었던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에 대한 자서전 「손정의」를 인상 깊게 읽었어요. 그는 16살에 미국으로 유학을 가서 23살에 소프트뱅크를 창업했죠. 이런 유명인사들의 자서전을 읽다 보면 ‘이 나이에 이 사람은 이런 일을 했구나. 나도 이 나이인데 뭘 해야 하지 않을까.’하면서 자극도 되더군요. 내 삶과 그들의 삶이 동일시되면 ‘이 사람들도 처음에는 미약했지만 이러한 과정을 통해 성장하게 되었구나’ 하는 사실도 깨닫게 되었죠.
창업에 대해 도움을 받은 책은 「100달러로 세상에 뛰어들어라」란 책도 있어요. 100달러만 가지고 창업한 사례들을 보여주는 책이죠. 두 번째 창업하기 전에 읽었는데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사실 저는 100달러도 없이 아이디어만 가지고 창업했어요. 세 번째 트럭 대여 사업을 할 때도 트럭을 소유한 분들과 함께 했고, 저희는 서비스만 제공했거든요.
창업하는 데는 돈보다 이 일에만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1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아요. 시간이 제일 중요하죠. 공부하면서 창업해야지 그런 마음으로는 어려운 것 같아요. 필요한 다른 하나는 설득력이에요. 우리나라 자녀들이 부모님의 말씀을 잘 따르잖아요. 자기가 맞다고 생각하는 것을 1년 동안 해보겠습니다 하고 부모님의 동의를 구할 수 있는 설득력도 필요해요. 혼자 창업하는 것도 좋지만 창업을 준비하는 좋은 팀에 참여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나 혼자한다는 것도 힘든 일이거든요. 좋은 팀이 있으면 참여해서 배우는 기회도 되고요.



젊음과 연륜이 함께 하는 회사

닷(dot)에는 20대 직원분들도 계시지만 40~50대 직원분들도 계세요. 미국 대학 동아리에서는 나이 많으신 분들과 서로 이름을 부르며 밥 먹고 자유롭게 얘기하는 게 자연스러웠어요. 어릴 적 저는 아버지와 대화도 많이 했었어요. 아버지가 엔지니어 출신이시고 10년 넘게 제조업 사업을 하셨기 때문에 많은 도움을 받고 있어요. 나이가 다른 분들과 함께 일할 때 중요한 건 원칙적으로 행동하는 것이에요. 저는 대표로서 정직, 공평 이런 부분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런 원칙과 함께 주변에 연륜이 많은, 좋은 분들에게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이 창업 강국이잖아요. 토론하는 문화가 많이 발달되어 있어서 젊은 친구들과 시니어들이 같이 창업한 성공적인 케이스들이 많아요. 젊은 사람들끼리는 할 수 있는 부분이 정해져 있죠. 우리나라는 하드웨어가 강했잖아요. 제조업에 실력 있는 분들이 굉장히 많으십니다. 그런 연륜이 있는 분들과 함께 일을 안 할 이유가 없는 거죠.

비전과 기도 제목

닷의 제품으로 닷 워치, 닷 미니, 닷 패드가 있어요. 닷 패드는 그래픽을 볼 수 있는 기기이고, 닷 미니는 글을 점자로 변환해서 학습을 도와주는 기기인데 기술을 개발해서 가격을 많이 낮췄습니다. 그래서 기존에 있던 다른 점자 기기보다 훨씬 저렴해요. 이 제품은 KOICA(코이카)와 같이 사업을 하고 있어요. 닷 미니로는 점자 성경책을 읽을 수도 있고, 찬양도 들을 수가 있거든요. 선교 사업을 위한 도구로 사용하기 좋은 기기이죠. 코이카가 150개 정도 사서 인도와 케냐에 보급할 예정이에요. 인도에서는 크리스천 단체와 함께 하고 있습니다. 닷을 만들며 생각했던 것처럼 닷 미니가 전 세계의 시각장애인들에게 성경을 배포하는 선교 목적을 위해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많이 보급하려고 노력하고 있죠. 닷을 시작하며 기도했던 대로 복음을 전하는 기업으로 쓰임 받았으면 좋겠어요. 이것이 저의 기도제목입니다.



- 인터뷰 진행&정리 : 이음 작가
- 사진 : 이요셉 작가
- 인터뷰 장소 : 닷(DOT)
- 기획.제작 : 사랑의교회 인터넷사역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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