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GI대표, 케네스 배의 서재는 “말씀이 있는 곳”이다

NGI대표, 케네스 배의 서재는 “말씀이 있는 곳”이다

북한에 억류돼서 사전 심의 절차가 진행되는 4개월 반 동안 아침 8시부터 저녁 10시까지 앉아있어야 했습니다. 성경책을 돌려달라고 해서 조사를 받지 않는 동안에는 계속 성경책을 읽었어요. 통독을 18번쯤 한 것 같습니다. 3주 정도 읽으면 성경책 한 권을 읽게 되더군요. 말씀을 읽으면 읽을수록 제가 몰랐던 구절이 나오는 거예요. 하나님의 말씀이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느낀 시간이었습니다. 저에게 말씀 70구절을 주셨는데 성경 말씀을 통해서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을 듣게 되었어요. 북한에서 기도하다가 갑자기 눈을 떴을 때 하나님의 음성이 들려오는 경우도 있었지만 성경 말씀을 통해서 더 많이 말씀하셨습니다. 이런 것들이 저에게는 큰 위로와 힘이 되었고, 만약에 성경이 없었다면 버티지 못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고난을 언제 멈추시겠습니까?”

북한에서 735일의 억류 기간 동안 가장 어려웠던 게 기다림이에요. 언제 끝이 난다는 걸 알면 견딜 수 있지만 그곳에서는 기약 없는 기다림이었거든요. 억류 3일째, 하나님께서 특별한 체험을 통해서 말씀을 주셨기에 집에 간다는 걸 알았지만 언제 간다는 걸 모른 채 계속 기다려야 했습니다.
그곳에 있는 동안 잘 기다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하나님을 알아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더군요. 하나님은 약속을 반드시 지키시고, 변함없으신 분이라는 것을 계속 말씀을 통해 상기시켜 주셨어요. 고난과 환난 속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최선을 다해 주를 바라보고 신뢰하는 것이었습니다.
하루는 너무 힘이 들어서 “주님, 이 고난을 도대체 언제 멈추시겠습니까?” 물으니 주님께서 “고난도 너에게는 유익이란다.” 말씀하셨어요. 그 당시에는 이해하지 못했지만 지나고 나서 돌아와 사역을 하다 보니 그래서 이런 고난을 허락하셨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고난은 주님께 나아갈 수 있게 만드는, 주님의 심장으로 가는 지름길입니다. 인내를 통해서 모든 것을 완전하게 합하여 선을 이루시는 주님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먹고 싶던 음식조차 챙겨주신 하나님

평양에 이송 되어 재판을 기다리는 과정에서 문득 평양냉면이 생각났어요. 기도하지도 않았고 누군가에게 부탁하지도 않았는데 그다음 날 점심때 평양냉면이 나오더군요. 그것도 청류관이라는 식당에서 포장해왔다는 거예요. 있을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다음날에는 김치볶음밥이 먹고 싶었는데 그날 저녁에 김치볶음밥이 나왔어요. 그렇게 사형 또는 무기징역을 받게 될지도 모르는 4개월 반의 조사기간 동안에 그런 기적 같은 순간이 40번도 더 있었습니다. 마치 호텔 룸서비스처럼 하나님께서 음식만이 아니라 필요한 약이나 필요한 것들을 공급해주셨어요. “내가 너와 함께 한다. 너의 염려를 나에게 맡겨라. 내가 너를 돌봄이라” 억류 셋째 날 주신 약속의 말씀을 그렇게 기적 같은 공급하심을 통해 확인해 주셨습니다.

기억, 구출, 회복 그리고 다시 세움

하나님께서 억류 3일째 되는 날 주신 말씀 중에 “내가 너와 함께 한다”하시면서 “내가 이 일을 통해 행할 일이 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이 일을 통해 행하실 일이 무엇인지 너무 궁금하더군요. 기적처럼 북한에서 나와 회복의 시간을 지나 지금은 탈북민을 돕고, 통일을 준비하는 느헤미야글로벌이니셔티브(이하 NGI) 대표로 섬기게 되었습니다. 이 사역을 하면서 하나님께서 왜 저를 2년 동안 북한에 두셨는지, 이 일을 통해 행하신다고 하신 일이 무엇이었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말씀에 보면 느헤미야는 높은 관원으로 잘 살 수 있는 사람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자기 민족에 관심을 갖고 그들을 기억했습니다. 외면하지 않았지요. 북한을 위해 온 열방이 기도하자는 ‘느헤미야 100만 기도 운동’의 세 가지 중요한 점은 북한 사람들을 기억하고, 그들과 함께 서는 것입니다. 함께 선다는 것은 그들의 아픔을 자기의 아픔으로 느끼는 것이지요. 그리고 애통해하면서 기도하는 것입니다.
NGI는 기억하고 구출해서 회복하고 다시 세우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북한에 있을 때에도 사람들이 저를 기억해 주었고, 함께 서주었고, 기도해 주었기에 구출이 되었고, 회복의 여정을 걸어 지금은 하나님이 약속하신 대로 다시 세워져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제 삶을 봐도 그렇고, 탈북민에게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면 “저도 그랬어요” 하고 공감합니다. 기억, 구출, 회복, 다시 세움 이 4가지 사역을 통해 탈북민, 북한 주민, 세계 난민들을 도울 수 있습니다.

북한에서 읽은 두 권의 책

제가 북한에 있는 동안 아내가 보내준 책이 두 권 있었습니다. 「목적이 이끄는 삶」「팬인가 제자인가」입니다. 「목적이 이끄는 삶」을 읽으며 ‘내가 이곳에 있는 목적이 있다. 주님의 부르심이 있어서 이곳에 왔고, 나는 이곳의 선교사다.’라는 사실을 다시 기억하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제가 붙잡히지 않게 하실 수도 있는데 그렇게 하지 않으신 데는 이유가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믿음의 선배들 또한 그런 고난 속에 가지 않아도 되는데 하나님이 그런 고난을 허락하셨듯이 말입니다. 그런 말씀이 저에게는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팬인가, 제자인가」를 읽으며 팬으로 사는 사람과 제자로 사는 사람이 무엇이 다른가를 생각해봤습니다. 제가 북한에 제자로 와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북한에 억류되기 전에 저는 여행사를 통해 전 세계에서 온 사람들을 북한에 데리고 가는 역할을 했습니다. 그들이 산에 올라가서 북한을 위해 기도하고 예배할 때 산 중턱에서 북한 가이드와 얘기하면서 시간을 보내야 산에 올라간 분들이 자유롭게 기도하고 예배할 수 있었습니다. 그 당시 제가 여행사 직원인지 선교사인지 구분이 안 될 수도 있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북한의 억류기간 동안 ‘아! 내가 선교사가 맞는구나.’하고 깨닫게 하셨습니다. 그렇다면 선교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두 권의 책을 보면서 깨닫게 하셨지요.

집에 데려가리라

2014년 11월 3일 월요일 아침에 눈을 떴는데 하나님께서 스바냐 3장 20절을 펼쳐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너희 목전에서 너희의 사로잡힘을 돌이킬 때에 너희에게 천하 만민 가운데서 명성과 칭찬을 얻게 하리라 여호와의 말이니라.”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NIV 영어성경에는 이 말씀이 “집에 데려간다(I will bring you home.)”라고 표현되어 있더군요. 억류기간 동안 제가 그렇게 영어로 하나님께 기도했었는데 그런 표현이 성경 말씀에 있는지는 몰랐어요. 주신 말씀처럼 결국은 제가 북한에서 나와 방송, 신문에 나오며 세계 많은 분들에게 알려지고 책이 출판되는 일이 생겼습니다. 하나님께서 이런 일을 만드신 것 같아요. 하나님이 주셨던 스바냐 3장 20절 말씀처럼 “너를 데리러 왔고, 회복하고 너를 다시 세우리라”는 이 일이 저에게 일어난 것이지요. 기적적으로 북한에서 풀려난 것만으로도 감사한데 다시 하나님께 쓰임 받으니 지금은 덤으로 살아가는 인생이란 생각이 듭니다. 하나님이 귀하게 여기시고 잊지 않으시는 사람들을 위해서 목소리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도움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탈북민을 돕는 사역을 하고 있습니다.


예수가 조선에 삽니까, 중국에 삽니까?

“통일은 비용도 많이 들고 복잡한 문제니 천천히 되는 게 나아, 안보문제만 아니라면.” 그렇게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만약에 자신의 남편과 아내와 부모가 북한에 있다면 통일을 그렇게 말할 수 있을까요? 우리만 안전하고 우리만 평화로우면 괜찮아 그런 마음이 아니라 그곳도 평화로워야 진짜 평화로운 것이지요. 제가 통일운동을 하게 된 이유가 있습니다. 북한의 대학까지 나온 보위부 조사관이 저에게 한 질문이 “예수란 말은 당신을 통해서 처음 들었는데 예수가 조선에 사나, 중국에 사나?” 하고 묻는 거예요. 동방의 예루살렘이었던 평양에서 예수의 이름이 사라진 것입니다. 안보적인 차원에서, 경제적인 논리에서 통일을 논하지 않는다 해도 믿는 사람들에게 통일이야말로 유일하게 북한 주민이 예수란 이름을 들을 수 있게 하고, 그들이 하나님을 예배할 수 있고, 하나님 말씀을 듣고 읽을 수 있도록 하는 길이기 때문에 통일을 해야 합니다.

하나님은 잊지 않으셨다

북한 교화소에 있을 때 전 세계에서 온 450통의 편지를 받았어요. 편지에 가장 많이 쓰여있던 문장이 “당신은 잊혀지지 않았다. 우리는 당신과 함께 서있고, 당신을 기억하며 기도하고 있다(You are not forgotten. We are standing with you. We are remembering you)” 였어요.
이것이 지금 하고 있는 사역의 근간이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세상이 너를 잊지 않았고 내가 너를 잊지 않았다. 내가 저 북한 백성들을 잊지 않았고 그들의 눈물을 보았고, 그들의 탄식 소리를 들었고 내가 그들을 곧 회복하리라.” 하시면서 많은 사람들이 저를 잊지 않고 기도했기에 제가 돌아온 것을 상기시켜주셨습니다. 많은 이들의 관심과 기도로 제가 살아 돌아온 것처럼 전 세계 사람들에게 가서 이 말씀을 전하라고 하셨어요. “하나님도 북한 주민을 잊지 않으셨습니다. 우리도 북한 주민을 기억하며 기도해야 합니다.”

비전과 기도제목

NGI에서는 내년에 세 가지 사역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함께 살기, 함께 일하기, 함께 섬기기입니다. 탈북민 중에는 집을 배정받지 못했거나 지방에 집이 배정되어서 참 힘든 분들이 있어요. 몇 달 동안 그들과 함께 살면서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을 주고 보호해주면서 신앙교육을 하고, 살아갈 수 있는 기술을 가르치는 사역이 ‘함께 살기’입니다. 사회적 기업을 통해서 이들에게 직업을 갖도록 돕는 ‘함께 일하기’도 합니다. 처음부터 세상에 내팽개쳐진 것처럼 느끼지 않도록 돕는 것이지요. ‘함께 섬기기’는 탈북민 중에 준비된 친구들을 데리고 난민 캠프를 간다든지, 캄보디아 쓰레기 마을에 가서 섬기며 봉사를 하는 사역입니다. 자신이 섬김을 받는 사람만이 아니라 섬길 수 있는 사람이란 것도 알게 되는 기회가 되겠지요. 그렇게 남과 북이 함께 사랑의 봉사단을 만드는 역할도 하려고 합니다.
100만 권의 성경책을 준비해 통일이 되면 1달 이내 북한 주민에게 성경책을 전달하는 사역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느헤미야 북한 복음방송’으로 북한 주민에게 라디오 전파를 통해 성경을 듣게 할 계획도 갖고 있지요. 매주 화요일에는 양재역 근처에 모여 북한을 위한 ‘느헤미야 기도회’를 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북한을 위해 기도해주실 분들은 NGI 홈페이지(ngikorea.org)에 들어가셔서 사인하시면 기도 편지를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도 억류되어 있는 선교사님들을 위한 기도는 우리가 빼놓지 않고 꼭 해야 합니다. 한국인 선교사 세 분, 미국 국적을 가진 한국 선교사 세 분이 아직 북한에 계시고, 탈북자 출신 중에 납치된 선교사분들도 꽤 많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런 분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가 잊지 않고 그들을 위해, 북한을 위해 기도하면 결국 하나님께서 전쟁의 상처가 없는 통일을 주시리라 믿습니다.



- 인터뷰 진행&정리 : 이음 작가
- 사진 : 이연주 작가
- 인터뷰 장소 : NGI 사무실
- 기획.제작 : 사랑의교회 인터넷사역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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