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배우 이충주의 서재는 ‘찬양’이다.

뮤지컬 배우 이충주의 서재는 ‘찬양’이다.

‘오직 예수’란 찬양을 좋아해요. 가사에 이런 내용이 나와요. “난 이제 세상 명예보다 주님 알기 원해” 이 찬양을 부르면서 다시 마음을 다잡으며 주님께 고백해요. 그렇게 살고 싶어요. 제가 노래하지 않았다면 이렇게 민감하게 하나님을 찾지 못했을 것 같아요. 노래하는 사람이니 목 상태가 안 좋으면 제 자신을 다시 돌아보게 되면서 하나님께 더욱 매달리게 되거든요. 연습이 잘 되지 않을 때, 답이 보이지 않을 때도 민감하게 하나님을 찾게 돼요. 노래는 마치 제가 하나님을 떠날 수 없도록 걸어두신 장치 같아요.
배우들은 공연 연습기간이 제일 힘들어요. 지금 생각해봐도 매 공연마다 ‘다 하나님이 하셨다’라고 고백할 수밖에 없어요. 공연이 쉬웠던 적이 단 한 번도 없었거든요. 과연 내가 이 공연을 올릴 수 있을까 하며 연습했어요. 돌이켜보면 때마다 하나님이 다 채워주셨어요. 공연 후 좋은 반응을 얻게 하시고 이 일을 계속 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하죠.
JTBC 팬텀싱어2에 출연한 이후에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자리가 많아졌어요. 감사한 건 찬양을 부를 수 있는 자리도 많아졌다는 거예요. 팬텀싱어2를 통해 저를 처음 알게 된 분들이 유튜브에서 이충주를 검색하면 뮤지컬 커튼콜보다 아마 더 많은 찬양이 뜰 거예요. 저에게 찬양은 하나님을 묵상하고 사람들에게 나의 정체성을 전할 수 있는 통로예요.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무대

많은 무대를 섰지만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는 특히 기억에 남아요. 뮤지컬 관계자들도 이충주가 42번가를 한 건 기적이었다고 하시죠. 저는 춤의 DNA가 없는 사람인데 그 뮤지컬은 2시간 반 동안 제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춤을 춰야 했거든요. 그것도 탭댄스를요. 말이 안 되는 거였어요.
오디션 보기 전에 30분 정도 춤을 가르쳐줬어요. 다른 사람들은 춤을 추는데 저는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있었어요. 제가 움직일 수 없는 난이도의 춤이었거든요. 제작사 대표님과 음악감독님은 저를 좋아하셨지만 안무 감독님은 저를 당연히 반대하셨죠. 그런데 1차, 2차를 합격해서 빌리 역할을 하게 된 거예요. 그런 오디션은 그 이후에도 없었어요. 보통 뮤지컬은 2개월 연습하는데 저는 6개월을 연습했어요. 안무감독님과 골방에 갇혀서 계속 탭댄스만 연습했죠. 발이 다 나갔어요. 정형외과를 다녀야 했죠. 매일 아침 10시부터 밤 10시까지 연습하다 보니 무릎이랑 발목 관절, 아킬레스건이 다 나갔어요. 어쩔 수 없었어요. ‘내가 무대에서 춤을 출 수 있을까? 가능할까?’ 그런 생각을 하며 매일 울며 연습했던 것 같아요. 그때 하나님이 정말 좋은 분들을 붙여주셨어요. 안무 감독님이 저를 포기해도 저는 할 말이 없는데 그분이 저보고 “넌 할 수 있다. 해보자” 하시니 포기하겠다는 말은 못 하고 죽어라 했죠. 그런 무대가 42번가 말고도 많았어요.


무대 밑에서 드리는 기도

팬텀싱어2에서의 경연은 매번 높은 산 같았어요. 구구절절한 사연이 많았죠. 12명 안에 들어간 것도 너무 신기해서 다 이루었다고 말할 정도였어요. La Vita(라비타)란 노래를 하기 전에 우림이와 필립이를 데리고 같이 기도하고 연습하고 무대에 올라갔던 적이 있었어요. 무대에서 공연하기 전에도 기도를 하죠. 예전에는 이렇게 기도했어요. “실수하지 않게 해주세요. 잘하게 해주세요. 오늘 노래가, 연기가, 춤이 잘 되게 해주세요.” 그런데 조금씩 기도가 바뀌더라고요. 몇 년이 지나고 나니 “오늘 무대에 세워주셔서 감사합니다.” 팬텀싱어 2에서도 그런 기도를 드렸어요. “하나님 오늘도 경연 자리에 세워주셔서 감사합니다. 준비한 대로 잘 부를 수 있게 해주세요. 저희 노래가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가 될 수 있게 해주세요.”

교회 특송을 부르다 시작하게 된 뮤지컬

대학에서 성악 전공을 하면서 이 길이 맞나 고민했어요. 그런 와중에 교회에서 한 달에 한 번 특송을 했는데 교회에 뮤지컬 감독님이 다니셨더라고요. 저에게 뮤지컬을 해보지 않겠냐며 제안해주셨어요. 뮤지컬을 보여주시면서, 뮤지컬에 대해서도 가르쳐 주셨죠. 그렇게 해서 오디션을 보게 되고, ‘스프링 어웨이크닝’이란 작품으로 데뷔를 하게 됐어요. 그때부터 고생이 시작됐죠.
어렸을 때부터 뮤지컬 배우를 꿈꾸었다면 언더스터디(Understudy)도 너무 감사하고 좋아했을 텐데 전 그렇지 못했어요. 언더스터디라고 하지만 역할은 거의 백코러스 정도였거든요. 처음에는 많이 혼란스러웠어요. 이 일을 하는 게 맞나 싶었어요. 게다가 그 공연이 6개월짜리였어요. 6개월 동안 매일 극장으로 출근했죠. 언제 무대 설지 모르는 상태로요. 코러스 하면서 너무 지치고 힘들고 감사한 줄도 몰랐어요. 나중에는 극장에 출근하는 게 끌려가는 것처럼 힘들더라고요. 그만둬야겠다는 생각을 매일매일 하다가 마지막 날, 내가 어떤 역할을 맡아보고 그때도 아니란 생각이 들면 그때 그만둘 생각을 하고 오디션에 도전했어요.
그래서 언더스터디하는 후배들을 보면 그 친구들이 겪는 어려움을 너무 잘 아니까 가서 격려해주기도 해요. 그 과정이 너무 힘들었지만 지금은 그 시간이 있어서 감사하죠. 후배들의 마음도 알게 되고, 무대에서 역할을 맡는 것에 대한 감사도 알게 되었고요.

* 언더스터디(Understudy): 주연급 연기자를 대신하는 배우, 평소에 맡은 다른 배역이 있는 경우를 주로 말함.


약점을 더 열심히 하는 이유로

올해 데뷔 9년 차인데요. 저를 여기까지 오게 한 모티베이션은 열등감이었어요. 좀 안 좋은 에너지였죠. 그런데 그 에너지로 정말 열심히 했어요. ‘나는 뮤지컬을 배우지 않았어. 나는 전공자가 아니야. 나는 일을 늦게 시작했어.’ 이런 생각이 저를 채근했어요. 저보다 열심히 하는 배우가 있으면 안 된다는 생각에 연습실에도 제일 일찍 와서 제일 늦게까지 연습하고는 했으니까요. 그렇게 6~7년 정도 살았어요. 좋게 보면 너무 열심히 하는 친구고, 나쁘게 보면 욕심이 많아 보이는 그런 사람으로 보였을 거예요. 7년 정도 넘어가면서 시야가 조금씩 달라지더라고요. 내가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의 간극을 줄이고 싶었는데 그것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예전에는 어떻게 해야 할지 막연했다면 이제는 어떻게 해야 할 지가 보이는 것 같더라고요. 예전에는 비교대상이 저와 다른 배우였거든요. 7년이 넘어가니까 이전 작품에서의 저와 지금 작품에서의 제 자신을 비교하게 되더라고요. 약간 여유가 생겼다고 할까요. 이전처럼 열심히 하는데 칼라가 좀 달라졌어요. 이제는 제 자신에게 조금은 칭찬해주는 그런 여유가 생겼지만 아직 많이 멀었죠.

아내와 함께 읽고 싶은 책

올해 5월에 결혼식을 올렸는데 너무 바빠서 신혼여행을 못 갔어요. 우연히 텔레비전에서 산티아고 순례길을 봤는데 아내(뮤지컬 배우 정단영 씨)에게 나중에 저곳에 함께 가보자고 했어요. 3주인가 4주를 계속 걷기만 하는 건데 그냥 봐도 고생길이고 힘들 것 같더라고요. 그런데 아내와 함께 가보고 싶었어요. 아내는 벌써 산티아고에 대한 책을 읽기 시작했더라고요. 「산티아고 길에서 나를 만나다」이 책을 읽고 함께 가자고 약속해서 저도 읽으려고요.
얼마 전에는 예전에 읽었던 책이 다시 생각났어요. 「너무 바빠서 기도합니다」란 책이에요. 고등학교 때 읽었었죠. 그게 무슨 의미인지도 모르고 제목이 특이해서 읽었어요. 요즘은 아침 일찍 나가서 연습, 공연하고 새벽 늦게 집에 들어가거든요. 그렇게 바쁘게 살다 보니 시간을 정해놓고 기도했던 때가 언제였나 싶어요. 그 책 제목이 떠오르면서 ‘그래 이렇게 바쁘니까 더 기도해야 하지’ 하며 다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 높이 솟은 산이 되기보다는

아내와는 ‘브로드웨이 42번가’의 여자 주인공, 남자 주인공으로 만났어요. 뮤지컬 ‘셜록홈스’에서도 같이 공연했고요. 아내가 교회 다닌 지 3년쯤 되었어요. 제가 전도했죠. 함께 살려면 안 되겠더라고요(웃음). 아내는 마음이 하얀 도화지 같아요. 말씀을 듣고 하얀 도화지처럼 다 흡수하더라고요. 요즘은 아내가 신앙에 대해 얘기하면 깜짝깜짝 놀라요. 결혼하고 밤에 아내와 함께 성경을 읽는 시간을 가진 적이 있어요. 함께 창세기 1장부터 쭉 읽었죠. 요즘은 제가 아침에 나와서 새벽에 들어가니까 못하고 있어 아쉬워요.
언젠가 아내와 ‘소원’이라는 찬양을 함께 불러보고 싶어요. “저 높이 솟은 산이 되기보단 여기 오름 직한 동산이 되길”이라는 가사처럼 그렇게 살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비전 및 기도제목

여호수아 말씀을 좋아해요. 1장부터 두려워말라고 계속 토닥토닥해주시잖아요. 마음으로 늘 붙잡고 나아가는 말씀이에요. 저는 가능하다면 배우라는 이름으로 평생 살고 싶어요. 꾸준히 무대에 서고요. 드라마나 영화로 연기의 지경을 넓혀주시길 기도하고 있어요. 무엇보다 신앙의 중심을 잃거나 세상에 휩쓸리지 않기를 기도하죠. 저도 모르게 많이 타협하고 있었던 생활의 작은 부분부터 신앙의 중심이 잘 서있을 수 있도록 기도하고 있어요.



- 인터뷰 진행&정리 : 이음 작가
- 사진 : 이요셉 작가
- 인터뷰 장소 : 사랑의교회
- 기획.제작 : 사랑의교회 인터넷사역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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