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자두의 서재는 ‘처방전’이다

가수 자두의 서재는 “처방전”이다

한때 책에 매달렸던 시기가 저에게 있었어요. 모든 것이 단절되었고 움직일 수 없는 상황 가운데서 할 수 있는 건 책을 읽는 것 뿐이었죠. 그렇게 힘든 시간에 하나님께서 내려주시는 처방전처럼 책을 읽고 살아나고, 말씀을 읽고 살아나고, 그렇게 마음이 살아났던 적이 있었어요. 그때는 책을 많이 섭취했었죠. 먹어야지 살 수 있었고, 버틸 수 있었거든요. 하나님께서 영적 거장들과 선배들의 글을 통해서 메시지를 남겨주셔서 너무 감사했어요.

인기의 정점에서

‘김밥’이란 노래로 인기가 정점을 찍었을 때 어려움이 한꺼번에 몰려왔어요. 그때 목숨을 끊으려고도 했었죠. 인기로 얻었던 것들을 잃으니 모두 부질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모든 것이 헛되고 헛되다는 것을 너무 젊은 나이에 알게 된 거죠.
사람에게 배신을 당하고. 소유에 대해서 갈취를 당하기 시작하면서 제일 먼저 의지했던 것은 술이었어요. 술을 먹지 않으면 그 하루를 버틸 수가 없었어요. 당시 저희 가족들은 혹시 제가 목숨을 끊을까 봐 항상 방문을 열어두었어요. 밤에는 가족들이 불침번처럼 밤새 제 방을 열어보며 지켰죠.
술을 사주지 않으면 제가 난리를 치니 엄마는 술을 사서 냉장고에 채워 두셨어요. 믿음으로 기르며 서원했던 딸이 스스로 목숨을 끊을까 봐 술을 사줘야 하는 엄마의 마음이 너무 비참했다고, 너무 비통한 마음으로 하나님께 부르짖고 기도했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날마다 죽기를 바라던 절망의 시간

그때 제 나이가 22살이었고, 세상을 정말 몰랐어요. 고등학교 졸업하기도 전에 데뷔했고 어렸을 때부터 잘한다는 칭찬만 받고 자랐었죠. 누군가 항상 나의 손발이 되어 움직여줬고 사회생활이라고 해 봤자 누군가 나를 위해 움직여주는 아주 수동적인 삶을 살았기 때문에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어요. 혼자 사고하는 능력도 없었고, 결정하고 판단할 수 있는 것들이 없었죠. 그래서 경험하지 않아도 되는 것들을 너무 많이 겪었어요. 당시에는 ‘그냥 차가 사고로 굴러서 고통 없이 죽었으면 좋겠다’ 계속 그런 생각만 했어요.
예수님, 지금도 혹시 나를 기억하고 계신다면 오늘 안 아프게 죽게 해주시면 안 돼요? 오늘도 안 죽었네.’하면서요. 그런데 어느 날 영적인 갈망이 생기더라고요. ‘목숨은 주님이 주신 건데...그런 신음 가운데 있을 때 라디오 게스트로 나온 선배가 복음에 대해 저에게 물어 왔어요. “혹시, 너 교회 다니니?” 그런데 순간 교회란 말을 너무 오랜만에 들어서 횡설수설 둘러대며 변명의 말을 했던 것 같아요. “그럼 예수님 믿니?”하고 이어서 묻는데 예수님이란 단어를 듣고, 순간 시간이 멈춘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그렇게 해서 연예인들이 모여 예배 드리는 공동체에 들어가게 되었어요.

실핏줄이 터질 때까지 울부짖으며

예배당에 다시 들어가게 된 날, 자리에 앉아서 8시간 동안 울었어요. 지하에 있는 작은 교회였는데 단도 높지 않고, 단에 부직포가 깔려 있는 곳이었지요. 그곳에 앉자마자 눈물이 막 쏟아지는 거예요. ‘이게 안정감인데. 내가 이 안정감을 찾아 어디서 헤맸나? 탕자가 돌아와서 이렇게 울었을까?’ 란 생각이 들더군요.
새벽 예배와 철야 예배를 4년 동안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드렸어요. 철야를 넘어서 새벽까지 기도가 이어지고, 울다 지쳐 잠들고, 부르짖다 잠들었어요. 일을 하지 않을 때는 교회에서만 지내던 시간이 4년이 지났어요. 처음에는 너무 많이 울고 너무 심하게 부르짖어서 얼굴에 실핏줄이 터져버리더라고요. 그동안 지었던 죄를 회개하고, 다시 찾은 하나님의 품에 안기니 울지 않을 수가 없었어요. 술 먹지 않으면 버틸 수 없던 시간에 머물면서 기도할 수 있는 공간이 생기니 날마다 그곳에 앉아 엉엉 울기만 했어요.
그러다 “내가 너를 사랑한다”라는 주님의 음성을 들었어요. 그런데 저는 “왜요? 어떻게 저 같은 사람을요?” 하면서 더 오열했던 것 같아요.
주님의 사랑 얘기만 나와도 그렇게 우는 시간이 4년 동안 계속되었죠. 세상과 타협하지 않으니까 고립으로 가는 시간이 동시에 이루어졌어요. 고립의 시간 가운데 철저하게 저 혼자 서니까 하나님께 묻고 듣게 되더군요. 그때 기타 치면서 계속 찬양하며 울었어요. 그렇게 만들었던 곡들이 다윗이 삶을 고백했던 것처럼 저도 그렇게 노래한 곡이었죠. 고립되어 있으니 내 시선을 오직 주님께 올려드리면서 자유함을 경험하게 되더군요.



악은 모양이라도 버려라

이제는 그리스도인답게 살아야겠다고 하면서 세상과 타협하지 않게 되었어요. 예전에 취했던 것들을 하나씩 포기하게 되었죠. 그러다 보니 재정에 대한 고립이 왔고, 관계의 고립도 왔죠. 나이는 어렸지만 나름 세상에서 쌓아온 명예로부터의 고립도 있었어요. 주일 성수를 못하게 되면 그 일을 안 했어요. 그렇게 활발하게 활동하던 때는 들어오지도 않던 술 광고가 들어온 경우도 있었어요. 굉장히 그럴싸한 제안이었죠. 술을 마시지 않아도 되고 그냥 악기를 연주하는 모습만 보여주면 됐어요. 빚도 많고 상황이 어려웠는데 이 광고를 하면 급한 불을 끌 수 있었죠. 그런데 기도한지 5초도 안돼서 주님이 ‘악은 그 모양이라도 버려라’는 마음을 주셨어요. 저는 술의 즐거움이 아니라 기쁨의 근원 되신 주님으로부터 변화를 받은 사람이잖아요. 그런데 이 술을 마시면 즐거워진다는 메시지를 잠깐이라도 입에 담을 수 없었죠.
뮤지컬을 하면서도 우상 숭배하는 장면이 있으면 “이거 하나님으로 바꿔주세요.”하고 부탁 드렸어요. 어떻게 보면 무식해 보이는 결정들을 해야 할 때가 있었죠. 그렇게 포기한 것들이 많아지다 보니 빚이 더 늘어나더군요. 주변 분들이 “네가 종교색을 그렇게 가지고 가면 너 이 바닥에서 오래 못한다. 적당히 해”라고 조언해주시기도 했어요. 저주 섞인 말들도 많이 들었죠. 그런데 기가 막히게 그들이 했던 말처럼 할 수 있는 영역들이 점점 좁아졌어요.

고립의 축복이 뭐지?

거룩한 고립은 하나님과 친밀함을 쌓기 위해 골방 안으로 들어가는 시간이었어요. 그런데 그때는 그런 의미를 깨달을 길이 없었죠. 그저 마음이 너무 힘들더라고요. ‘주님, 대체 제 광야는 언제까지 입니까? 1년이 지났는데요.... 2년이 지났는데요....’ 하고 계속 주님께 물었어요.
술자리에 가지 않으니 인간관계도 변할 수밖에 없었어요. 주변에 얘기할 사람이 몇 명 없고. 겨우 힘들게 한 명을 만나면 눈물만 흘리고 말 한 마디를 못했어요. 그렇게 사람에게는 조금도 의지할 수 없게, 오직 주님에게만 의지하고 토로하는 시간을 갖게 하셨어요. 그때는 밖에 나갈 돈도 없고, 만날 사람도 없고, 입은 막으시고 그랬어요. 그런 고립으로 소망이 끊어질 때쯤 하나님의 처방처럼 「고립의 축복」이란 책을 읽게 됐어요. 첫 장부터 읽는데 눈물이 줄줄 흐르는 거예요. ‘고립의 축복이 뭔데?’하는 궁금증과 이 책을 통해서라도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죠. 내 안에 원망들이 터져 나오려고 하는데 이것을 해결하고 싶고, 이 시간의 의미를 알고 싶었어요.

「고립의 축복」을 통해 배운 또 다른 축복

책에는 고립의 축복에 대해서 굉장히 다정하게 쓰여 있어요. 마치 제 곁에서 믿음의 할아버지가 자신의 얘기를 들려주고, 성경 속의 인물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고립에 대한 의미를 가르쳐주세요. “지금은 네가 온전하게 하나님만을 바라보기 위한 시간이란다. 그리고 네가 선택한 거잖아. 즐거이 결정한 게 아니니? 네가 하나님께 헌신하겠다고 하나님만 따르겠다고 결정한 거 아니니? 그러니깐 이 시간은 주님과 함께 하는 굉장히 로맨틱한 시간이야. 이 축복을 누려라”하시는 거예요. 그 메시지를 들으니 진짜 힘이 나더라고요. 매일 매일 이 책을 읽고 또 읽고, 이 책을 끌어안고 잤어요. 말씀을 읽다가 이 책을 펼쳐보고는 했죠. 우리 믿음의 여정 가운데 고립이 계속된다는 걸 책을 통해 배웠기 때문에 이 책을 누구에게도 빌려주면 안 되겠다고 생각할 정도였어요. 언젠가 또 읽어야 하니까요. 그렇게 하다 보니 고립이 힘들기보다 굉장히 즐거운 선택이었어요. 처음 사랑은 그렇잖아요. 아가서 신부의 여정을 보면은 사랑에 빠져서 내가 가겠노라고 자원하는 마음이 일어나기 전에 신부는 정체성을 찾아요. ‘너는 검으나 아름답다’라고 신랑 되시는 예수님이 말해주셨을 때 신부는 신랑을 위해 무엇이든지 드리고 싶은 열정으로 가득 차죠. 모든 우선순위를 주님께 드리면서요. 그 시절이 제게는 그랬어요. “그 이후로 고립이 끝났어요!”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건 아니에요. 또 다른 고립 가운데 하나님만 바라보는 시간을 계속 경험하고 있어요. 제가 속한 교회에서 “돌파”란 말을 많이 써요. 돌파는 직면해서 부수어버리는 것이래요. 고립을 통해 어려움을 회피하는 게 아니라 돌파한다는 것을 배웠어요. 어떤 일이 지체되는 것 같을 때 이 책을 상기하면서 이건 축복이지 하면서, 믿음의 조상들의 여정을 생각하며 제 마음을 충전해요.

신앙 서적을 읽는 기쁨이 된 책

「스크루테이프의 편지」는 일반 문학에서 신앙 서적으로 들어가는 시작점이었어요. 그 전에는 신앙 서적을 많이 읽지 않았거든요. 주로 감성적인 책을 골라 읽었었죠. C.S. 루이스에 대해서 말만 들었는데 「스크루테이프의 편지」를 읽고 정말 감탄을 했죠. 어떻게 이런 시점으로 이렇게 영적인 세계를 풀어낼 수 있지! 그때부터 영적으로 탐구하는 책을 찾기 시작했어요. 주변에 이 책을 많이 선물하기도 했고요. 그때는 어린 나이라 복음을 전하려는 열정만 가득했어요. 어떻게 복음을 전해야 할지는 잘 몰랐죠. 그래서 책을 선물해주면서 복음을 전했어요.

내가 어떻게 사모를!

목회를 하는 남편과 결혼을 앞두고 저는 그런 고민을 했어요. 저도 한국 교회 사모님들의 헌신을 보고 자라서 ‘내가 어떻게 사모를 해? 주님, 저는 그릇이 안 돼요. 주님, 저는 아닌 거 같아요.’ 그런 갈등은 했는데 재정에 대한 부분은 아니었어요. 재정에 대한 부분은 저에게도 간증이 많았어요. 남편도 1만 원으로 한국에 6개월을 살게 하신 간증이 있었기에 그런 부분은 하나님 안에서 확신이 있었죠. 결국 하나님을 신뢰하지 않기 때문에 돈에 대해 고민하는 것 같아요.
저는 신랑을 만나기 전에 한 가지만 기도했어요. 저 역시 예전에는 기준이 많았어요. 저는 머리형이 아니어서 모든지 경험해봐야 되거든요. “뜨거워!”라고 누가 말해줘도 꼭 만지는 스타일이에요. 그래서 여러 실패와 실수 끝에 ‘주님, 저는 다 필요 없고요. 저는 영적인 커버링을 받을 수 있는 남편을 만나고 싶어요. 가정은 주님이 주신 것이기 때문에 성경적인 원칙대로 남편의 영적인 커버링 안에서 안정감을 느끼고 싶어요. 믿음의 가장이 되고, 믿음의 아비가 될 수 있는 남자를 만나게 해주세요.’ 그렇게 기도했었죠.

하나님을 신뢰하면 선택이 쉬워져

결혼하고 목회자의 아내가 되었다는 게 서서히 공개되면서 상담이 많이 들어와요. 많은 질문들을 받고요. 예를 들면 사모로서의 비전과 가수로서의 비전에 대해 물어요. 저도 처음에는 헷갈렸어요. 하지만 제가 사역과 일의 영역을 분리하지 않는 것은 모든 것에 예수님이 저희와 함께하시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에요. 신앙과 일이 분리되지 않으면서 나와 하나님과의 스토리가 이어지면 삶 가운데 메시지를 전하게 되죠.
제가 얼마 전 라디오 스타란 TV 프로그램에 나가서 저희 남편이 한 달에 30만 원 받는다는 얘기를 한 이후로 재정에 대한 상담도 많이 들어왔어요. 그럼 저는 재정에 대한 전문가들을 소개해 드렸죠.(웃음)
연예인이나 다른 영역에 계신 분들도 타협하지 않고 주님의 뜻대로 가려면 일은 못하고 아예 교회에서 살아야 하는 거 아니야? 돈도 못 버는 거 아니야? 하고 걱정하세요. 다들 겁내시는 것 같아요. 나의 것을 잃을까 봐. 하나님은 절대 잃게 하시는 분이 아니라 더하시는 분이시잖아요. 하나님은 빼앗아 가는 분이 아니세요. 하나님을 모르고 하나님의 성품을 오해하기 때문에 하나님을 신뢰하지 못하게 되고 선택이 하나하나 어려워지는 것 같아요. 그래서 하나님을 신뢰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죠.

하나님의 용사로 함께 가는 기쁨

제가 어릴 때 어려웠던 것은 보고 갈 모델이 없었어요. 연예인 생활을 그만두고 나서 예수님을 증거 하는 선생님들은 많이 봤었죠. 그런데 예전에는 내 또래의, 나와 같은 결정을 하고, 나와 같은 고민을 얘기할 수 있는, 나와 같은 선택을 하며 사는 사람이 거의 없었어요.
누군가 지나간 곳은 흔적이 되어서 길이 되잖아요. 부족하지만 제가 걸어온 길을 후배나 친구들이 따라오는 것을 볼 때가 있어요.
이전에 모든 것을 얻었다가 잃어버렸을 때는 공허함으로 힘들었죠. 그리고 아무것도 없는 힘든 생활을 경험하게 하시면서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하게 하셨어요. 그들의 삶 가운데 들어가서 위로하고 격려하고 세워주라는 마음을 주셨죠.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것은 한 영혼이잖아요. 그러다 보니 예전에 저와 신앙 문제로 다투었던 친구들이 하나 둘 같은 길을 가게 되고, 누군가 고립을 겪게 되면 고립의 축복을 얘기해주며 격려하며 함께 가죠. 그렇게 한 명 한 명이 하나님의 용사로 일어나고 시선과 삶의 태도가 바뀌면서 맛을 내는 소금으로 변화되는 것 같아요. 그런 모습을 보면 너무 기뻐요. 그렇게 함께 지체들과 일어나서 함께 하니 정말 힘이 되고 감사해요.

기도제목

다음 세대를 위한 사역을 할 때 저는 이런 이야기를 해요. “너희 어떤 연예인 좋아하니?” 그럼 제가 그 친구들에게 그들을 위해서 기도하자고 그래요. 앞에 노출되어 있는 연예인뿐 아니라 각 미디어 영역마다 하나님의 사람이 세워질 수 있기를 모두가 중보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크리스천인데 왜 저래? 크리스천이 아니니까 저렇지” 그런 판단과 편견을 내려놓고 그들 가운데 진정으로 복음이 들어가고 탁월한 용사들이 문화 미디어 안에서 일어날 수 있기를 기도해주세요. 경건의 모양만이 아니라 경건의 능력도 나타날 수 있는 자들이 일어날 수 있도록요.
이미 미디어는 사단이 잡았지 하는 분도 계시는데요. 저는 어둠에 집중하지 말고 빛에 집중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예배자들이 많이 일어날 수 있도록, 지저스 컬처가 세워질 수 있도록 많은 기도와 격려 부탁드립니다.

- 인터뷰 진행&정리 : 이음 작가
- 사진 : 김도태 작가
- 인터뷰 장소 : 신사동 제이콥스레더 카페
- 기획.제작 : 사랑의교회 인터넷사역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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