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상달빛의 서재는 '동화'다.

옥상달빛의 서재는 '동화'다.

음악 하고 창작하는 사람들이 철들면 안 된다고 하잖아요. 철이 들면 틀에 갇힌 음악을 하게 될까 봐요. 그렇지 않기 위해서 노력하는 공간, 순수함을 잃고 싶지 않아서 계속 뒤적거리는 공간이 저희의 서재인 것 같아요. 앞으로 동요를 만들고 싶은 마음도 있는데, 동요는 아이들도 듣지만 어른도 들을 수 있잖아요. 저희 음악을 듣는 순간 동심으로 돌아간다거나 다른 곳에 와 있는 기분을 느끼게 하고 싶어요. 그러려면 자꾸 동화 속에 들어와봐야 하니까 옥상달빛의 서재를 ‘동화’라고 하면 좋을 것 같아요.

「호밀밭의 파수꾼」

(세진)「호밀밭의 파수꾼」을 좋아해요. 그래서 주기적으로 읽기도 하고요. 그 책을 읽고 나면 뭔가 어릴 때로 돌아간 것 같고, 영감 막 떠오르는 것 같고, 그런 마음이 솟구치게 만드는 책인 것 같아요. 그래서 이 책을 너무 좋아해요. 그 책에 나오는 주인공도 정말 제 스타일이고요. 예술 하는 분들이 가장 많이 읽은 책이라고 하더라고요.
저 말고도 비틀즈, 밥 딜런도 이 책을 읽었대요. 예술 하는 사람들을 자극하는 어떤 포인트가 있나 봐요. 살짝 우울하기도 하고 시니컬하면서 톡톡 튀는 표현들이 재미있고, 주인공이 계속 방황하면서 혼란스러워하는 얘기인데요. 그런 과정은 누구나 겪는 부분인 것 같아요. 그런 순간은 나이에 상관없이 어느 때나 오잖아요. 그래서 그런지 그 책을 읽을 때마다 자극이 된다고 해야 하나요? 밝은 이야기는 아니지만, 그 책이 주는 어떤 특별한 힘이 있는 것 같아요.



정호승 시인 ‘ 노인들의 냉장고’

(윤주) 정호승 시인을 좋아하는 데 그분이 죽음에 관련된 얘기를 많이 다루세요. 저도 믿는 사람으로서 죽음에 대한 큰 두려움은 없거든요. 그래서 그런 주제의 가사를 쓰려고 다양한 이야기를 많이 보고 듣기도 했는데, 이 분의 시선은 좀 다르더라고요. 어느날 지하철 문에 시가 써 있어서 우연히 읽었어요. 정호승 시인의 ‘노인들의 냉장고’( 「이 짧은 시간 동안」 시집 수록)라는 시였는데, 내용이 어느 날 집에 갔는데 엄마가 없는 거예요.

그래서 냉장고를 열었는데 엄마가 거기에 있었어요. 그래서 ‘엄마 왜 거기에 있어?’ 그랬더니 나중에 죽으면 냉장고에 들어갈 거니까 연습하는 거라는 내용이었는데, 죽음에 대해서 이렇게 접근할 수가 있구나? 그런 부분이 신선했어요. 예전에 작곡하는 학생을 가르칠 때, 시집을 보여주고 곡을 써오라는 숙제를 낸 적도 있었는데 학생이 엉망진창으로 해왔더라고요.(웃음) 그래서 괜히 이런 수업을 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 시는 음악 하는 사람한테 영향을 많이 주는 것 같아요. 상상하게 하니까요. 특별히 시집을 보고 쓴 곡은 없지만, “유서”라는 곡은 죽음을 생각하면서 썼어요. 그리고 최근엔 엄마가 신랑(권정열, 가수 10cm) 주라고 신앙 서적을 주셔서 봤어요. 이어령 교수님의 「지성에서 영성으로」라는 책인데요, 뻔한 내용일 거라고 생각하고 읽었는데 정말 초심자가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어령 교수님을 직접 만나보지는 않았지만, 굉장히 시니컬하신 분인 것 같고 하나님 만나기 전에는 더더욱 그러셨던 것 같아요. 하나님이 점점 내면으로 들어오시면서 변화되는 교수님의 모습이 잘 표현 되있어서 재미있게 봤어요.

옥상달빛의 시작




우리는 작곡과 동기예요. 음악 하려고 만난 친구는 아닌데, 대학 내내 친했고 개그코드도 잘 맞았어요. 서로의 노래를 좋아하기도 하고요. 음악을 좋아하고 둘 다 큰 욕심이 없어서 지금까지 재미있게 음악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드라마 파스타에 “옥상달빛” 노래가 들어가면서 이름을 알리게 됐는데, 그때 저희가 아무것도 안 하고 클럽에서 공연하고 있을 때였거든요. 저희 사장님이랑 같이 음악감독하셨던 분이 음악감독을 맡으셔서 음원을 몇 개 보내셨나 봐요. 그중에 저희 노래가 있었고 드라마랑 잘 맞는 것 같아서 쓰셨다고 하더라고요. 감사한 일 중 하나에요. 그래서 그 노래 부를 때마다 좋아요. 파스타 OST 앨범에는 “옥상달빛”이 없는데, 저희 앨범에 내려고 만든 노래여서 저희 앨범에 수록 되어있어요.


수고했어, 오늘도

수고했어 오늘도
아무도 너의 슬픔에 관심 없대도
난 늘 응원해, 수고했어 오늘도

(세진) 음악을 만드는 기본 베이스는 생활 속에서 느껴지는, 저희가 가장 솔직하게 쓸 수 있는 가사를 쓰는 것 같아요. “수고했어, 오늘도” 같은 경우도 윤주가 아이들 가르치는 아르바이트할 때 하루 종일 아이들을 가르치고, 저랑 집에 같이 가려고 1시간 정도 남아 잠깐 기다리는 동안에 쓴 곡이거든요. 하루 종일 수고한 자신이 너무 대견해서 “수고했어, 오늘도”를 썼는데, 많은 분들이 자기 얘기처럼 공감해 주시는 게 너무 감사해요. 영화나 드라마 같은 간접경험을 통해서 영감을 얻기도 해요.

“그레이 아나토미”를 보고 “보호해줘”라는 곡을 썼어요. 의학 드라마 인데, 노부부의 죽음을 다룬 에피소드가 있거든요. 거기서 영감을 받았어요. 저의 할머니가 혼자 죽게 된다면 할아버지가 할머니한테 이렇게 얘기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어서 쓰게 된 곡이에요. “칠드런송”은 “헬프”라는 영화를 보고 만들었는데요. 미국의 60~70년대 백인 가정에 보모로 살고 있는 흑인 아줌마 얘기에요. 엄마한테 사랑받지 못하는 아이를 주인공인 흑인 보모가 사랑을 주는 이야기에요. 거기에 “너는 친절하고 똑똑하고 특별한 사람이다.”라는 대사가 있는데 그걸 제가 가사에 썼어요.

"아, 하나님의 은혜로"

(세진_베스트찬양) 홍대 처음 나와서 살게 되면서 혼자 반지하에서 엄마가 돈 주신 거랑 제가 아르바이트 한 거 모아서 월세를 냈거든요. 그때 정말 외로웠어요. 친구도 있고 윤주도 있는데 햇빛도 잘 안 드는데 혼자 있어서 그런 건지 잘 모르겠지만, 나만의 공간이 좋기도 하지만 외롭고 무섭기도 했어요. 그러다가 “아 하나님의 은혜로” 찬양을 들었어요. 가사가 정말 너무 좋아요. “내가 믿고 또 의지함은 내 모든 형편 아시는 주님...” 저한테 하는 얘기 같더라고요. 이 찬양은 이후로 저의 베스트 찬양이 됐어요.(웃음)



"성령이 오셨네"



(윤주_베스트찬양) 제가 제일 좋아하는 CCM은 김도현 씨의 ‘성령이 오셨네’에요. 다른 곡도 정말 다 좋아해요. 가사도 다 외우고, 차에서 제일 많이 듣는 노래가 그 노래인 것 같아요. 그런데 제 친구가 김종철 목사님하고 연락이 됐는데 김도현 씨를 만난다는 거예요. 그게 진짜 너무 부러웠어요. 그래서 제발 한 번만 같이 만나게 해 달라고 졸라서 저랑 제 친구랑 김도현 씨랑 김종철 목사님을 같이 만나게 됐어요. 그때 이후로 인연이 돼서 **나비 공장에서 공연도 하고, 저번 주에는 홍대에서 같이 밥도 먹고 연락하면서 잘 지내고 있어요. “나비 공장” 분들 너무 좋아요, 신앙인으로 막 뜨겁다는 느낌보다 하나님이 참 좋아하시겠다. 하는 마음이 들어요. 그래서 앞으로도 이렇게 좋은 인연을 이어 나가고 싶어요.(웃음)

*나비공장 https://www.facebook.com/nabigongjang2/info
'나비공장'은 CCM 아티스트 김도현과 보컬트레이너 김종철목사가 운영하는 문화예술공동체로써 말씀과 작곡, 노래를 가르치는 사역을 하고 있으며, 한 달에 한번 카페와 콘서트를 여는 곳이기도 합니다.



저희가 곡을 핑계로 여행을 갔어요. 가서 정말 많이 먹고 엄청 놀면서 곡은 하나도 안 썼어요.(웃음) 마지막 날에 좀 민망하더라고요. 그래서 ‘한 곡이라도 쓰고 가자.’ 그래서 침대에 누워서 여러 가지 수다를 떨면서 보니까 정말 감사한 것들이 많더라고요. 곡 쓴다고 이렇게 해외여행도 왔고, 가족도 있고, 친구도 있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도 있고, 너무 감사한 것들이 많아서 그것들을 다 써봤어요. ‘우리가 쉽게 찾을 수 있는 작고 소중한 것들, 그게 다 너희를 위한 거야.’라고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마음을 “숲” 이라는 곡에 담았어요.

이러한 저희의 음악적인 의도를 이해하신 분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세상 속에 따뜻함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좋은 영향력을 끼쳤으면 해요. 저희가 김동호 목사님을 좋아하는데요. 그분이 탈북자 분들에게 카페에서 일을 하게 끔 해 주면서 도움을 줬는데 몇 년 지나고 다시 찾아가 보면 90% 정도 다 하나님을 믿는다고 하더라고요. 그런 방법이 21세기에 할 수 있는 전도 방법 중 하나인 것 같아요. 음악도 분명 가스펠을 해서 좋은 영향을 끼치는 분들도 있지만, 저희가 있는 자리에서 좋은 음악을 열심히 만들다 보면 좋은 전도의 도구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 믿어요.


기도제목

(윤주) 어렸을 때부터 교회에 계속 다녔어요. 엄마가 전도사님이었거든요. "열심히 다닌 적도 있지만 요즘은 그런 열정이 식은 것 같아요. 제가 다시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면 좋겠고요." 또 제가 얼마전에 결혼을 했잖아요. 그런데 신랑(권정열, 가수10cm)은 교회에 다니던 사람이 아니에요. 지금은 같이 교회도 다니고 성경도 보고 있지만, 저 때문에 교회에 다니는 것이 아니라 본인의 신앙을 위해서 다녔으면 좋겠고 신앙적으로 함께 성장하면 좋겠어요. 그렇게 기도해 주세요.




(세진) 저번 주에 100주년 기념교회에 가서 예배를 드렸는데, 교회에 PPT가 없더라고요. 요즘 교회들은 PPT로 성경 말씀, 찬송, 예배 순서 이런 걸 다 보여주잖아요. 그런데 그런 게 없는 거예요. 제가 성경책을 안 가지고 교회에 간 지 꽤 됐는데, 그게 정말 부끄러워지면서 예배드리는 자세가 안됐다는 깨달음이 있었어요. 정말 선데이 크리스천이 아니라 하나님을 알려고 노력했으면 좋겠고요. 요즘 고모할머니, 고모할아버지가 아프세요. 외할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셔서, 어머니는 고모할머니 집에서 자라셨거든요. 그래서 그분들이 저한테는 외가인데, 건강이 안 좋으셔서 마음이 안 좋아요. 건강을 위해서 같이 기도해 주시면 좋겠고, 저는 아직 결혼을 안 했으니까, 좋은 배우자를 만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세요.

(옥상달빛)그리고 저희의 음악이 세상 속에 따뜻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도록 옥상달빛으로 때 타지 않고 바르게 성장하는 뮤지션이 될 수 있도록 그렇게 기도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 인터뷰 진행&정리 : 오은주 작가
- 사진 : 김도태 작가
- 인터뷰 장소 : 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 (홍대 소속사 사무실)
- 기획/제작 : 사랑의교회 인터넷사역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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