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무가 김정현의 서재는 “기도”다

김정현(Heritor)의 서재는 ‘기도’다

새벽예배는 빠지지 않고 나가려고 해요. 작업 때문에 밤을 새는 날에는 새벽예배를 못 지킬 때도 있지만 그래도 말씀묵상은 날마다 지키려고 해요. 오늘도 차에서 30분 정도 말씀을 보고 오늘 하루 해야 할 일들과 만나야 할 사람들에 대해서 기도했죠. 기획사에서도 연습실에 들어가자마자 아무도 없으면 무릎 꿇고 기도를 해요. 처음으로 화장실 가는 타이밍에도 화장실에서 기도를 하죠. 회사에서 쉴 수 있는 시간이 생기면 회사 근처의 놀이터로 가요. 벤치에 앉아서 이어폰으로 찬양을 들으면서 눈을 감고 기도를 하지요. 회사에서 속상했던 일이 있으면 그런 일들을 말씀 드려요. 틈만 나면 기도하게 돼요. 언제든 잘못된 선택을 할 수 있으니까요. 하나님과 대화의 시간을 갖는 모든 장소가 저에게는 서재라고 볼 수 있겠네요.



군대에서 훈련 받은 문화예술 공연

원래 춤을 추고 싶은 마음은 없었어요. 아버지 사업이 망하면서 집안 상황이 굉장히 어려워졌죠. 너무 힘든데 부모님이 기도하시던 모습이 떠오르더라고요. 제가 보고 배운 건 부모님과 친할머니께서 늘 기도하시던 모습이었어요. 그때부터 새벽예배를 다녔어요. 19살에 무엇을 해야 할지를 물으면서 제 달란트를 알려달라고 간절히 기도 드렸죠. 그리고 교회 문화 선교팀에서 춤을 춰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았어요. 그때 처음으로 춤을 접하고 문학의 밤에서 연기도 하게 되었죠. 교회 봉사란 생각을 가지고 하기 보다는 아마추어지만 프로처럼 해야지 하면서 정말 열심히 했어요. 군대 제대하고 나서 춤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한 후에 학원에 한번 가본 적이 있었죠. 그곳에 아주 큰 거울이 있더라고요. 그때 거울을 보면서 춤 연습을 한다는 걸 알았어요(웃음).
제가 원래 육상선수였거든요. 몸도 좋고, 눈도 좋으니까 군입대할 때 수색대로 뽑혔다가 제주도로 보내졌어요. 군대에 들어가서 많이 힘들었죠. 윗선임이 4개월 차이였는데 염주 몇 개씩 차고 다니는 불교신자였어요. 제가 교회 다닌다는 걸 알고 날마다 욕을 하고 저를 많이 때렸죠. 밥도 못 먹었을 정도로 많이 맞았어요. 그래도 하나님을 만나며 쌓아온 제 안의 간증이 너무 많으니까 흔들릴 수가 없더라고요. 군대에서도 힘들 때마다 기도 많이 했어요. 그런데 어느 날, 근무를 서는데 제 머리 위에서 독수리가 날고 있는 거예요. 날개가 엄청 컸어요. 너무 놀라서 같이 있던 고참에게 물었죠. 독수리가 보이냐고. 제 머리 위를 계속 맴돌았는데 고참에게 물어보고 다시 보니까 이미 사라졌어요. 주일날 목사님께 독수리 얘기를 하며 여쭤보니 하나님이 너와 함께 한다는 증거가 아니겠냐고 말씀해 주시더라고요. 그때 약속의 말씀을 받았어요. 광야에 새 길을 내신다는 말씀이었죠. 그리고 갑자기 부대에서 문화예술 공연을 하게 됐어요. 저를 괴롭히던 선임과 부딪힐 일도 거의 없어졌죠. 대학교 축제도 가고 제대할 때까지 계속 행사를 했어요. 군대가 아닌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였죠. 군 생활을 했다기보다는 춤추고, 대본을 쓰며 공연을 기획하고 연출하는 일을 배우는 시간을 보내게 되었어요.



기도하며 무대를 만드는 헤리터

하나님이 스텝 바이 스텝으로 저를 이끄신 것 같아요. 교회에서 문화선교를 하게 하시고, 그다음에는 ‘헤리티지’에 학생으로 가서 선생님이 되게 하셨고요. 그곳에서 공연을 14개 기획하고, 안무하고 엔터테인먼트 회사에서 일도 하게 되었죠.
김정현이란 제 이름 대신에 헤리터(Heritor)란 이름으로 활동을 하고 있어요. 헤리터란 히브리어로 아들, 상속자란 뜻이죠. 이 이름으로 활동하면서 KBS 무림학교란 드라마에 나온 적이 있었어요. 저희 회사 아이들이 출연해서 저는 그 장면 안무만 만들어주면 되는 일이었죠. 그런데 일정이 바뀌면서 출연진이 부족하게 된 거예요. 드라마 작가분이 “그럼 선생님이 하시면 되겠네요.” 해서 출연하게 됐어요. 제가 예전에 가수를 하고 싶어 했거든요. 그런데 드라마에서 제가 1등을 하는 내용으로 나왔어요(웃음) 하나님은 정말 모르실 분이다, 엉뚱하시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때 드라마 엔딩 크레딧에 히브리어로 쓴 헤리터란 제 이름이 나왔는데 감동이더군요.

부르심을 따라 사는 삶을 향해

브로맨스란 그룹이 데뷔 앨범을 내면서 “여자사람 친구”라는 노래에 마이크 하나로 안무하는 게 있었어요. 어느 날, 회사 대표님이 저를 부르시더니 이 곡의 안무를 어떻게 했으면 좋겠냐고 물으시더군요. 저는 속으로 기도했죠. 하나님, 어떻게 얘기할까요? 그때 생각난 게 이어달리기였어요. 400미터 계주 하듯이 자연스럽게 마이크를 넘겨받는 퍼포먼스를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하고 말씀 드려서 만들어진 게 그 안무예요. SBS 가요대전에서 그룹 마마무 공연의 백그라운드 연출도 기도하면서 만들었어요. 한 번도 해본 적이 없고, 전보다 더 큰 무대에서 방송으로 나가는 일이 많아지니 더욱 기도를 할 수밖에 없더라고요.
일을 할수록 그리스도인의 부르심에 대해 기도하게 돼요. 제가 회사에 속해서 일을 하다 보니 위에서 콘셉트가 정해지면 바꿀 수가 없어요. 물론 기도는 하지만 하나님이 틀어주시면 바뀌지만 제가 “바꿉시다.”라고 말할 수는 있는 상황은 아니죠. 그래서 하나님에 대해 전적으로 의지하면서 부르심에 합당한 힘을 달라고 기도하게 돼요. 공연기획과 연출을 하며 제가 지키는 원칙 중 하나는 저는 클럽 공연은 안 해요. 술 먹고 그런 공연은 안 하죠. 저도 클럽에는 안 가고요.

절박한 순간에 학교의 문을 여신 하나님

처음 강의했던 곳이 서울공연예술고등학교였어요. 엑소, 방탄소년단 이런 아이돌 가수들이 다니는 특수고등학교였죠. 그전까지 기독교 관련해서 강의만 했지 일반 학교 강의는 처음이었어요. 교회로 달려가 기도했죠. ‘주님, 제가 그곳에 가야 하나요? 제가 갈 수 있는 스펙이 아닌데 제가 갈 수 있나요? 어떡하죠?’ 2주 동안 몸이 아팠어요. 기도 가운데 인도하심에 대한 말씀을 주셔서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봐야겠다는 믿음으로 갔죠. 가르치다 보니 할 수 있겠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맞으면서 견디고 맷집이 늘어나듯이 그렇게 내공이 늘어났던 것 같아요. 세상일이 그렇더라고요. 그렇게 하나님께서 학교의 문을 확 여셨어요. 그 후 경제적으로 좀 안정이 되었죠. (웃음)
대학교의 첫 강의도 제 전공 분야가 아니었어요. 그것도 전공과목 중 3학점 과목인 거예요. 그래서 새벽예배에 갔죠. ‘하나님 어떻게 해야 하나요?’ 기도를 했어요. 그리고는 서점에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서점에서 책을 사서 펴자마자 제가 연극영화과에 다니면서 교수님들이 강의 하셨던 토론 수업 방식이 생각났어요. 학생들이 토론해서 발표하면 현장 경험은 제가 더 많으니 그 내용에 코멘트를 해주면서 수업을 진행해 갔죠. 그 후 여러 학교에서 강의를 하다 보니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 강의가 없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만든 수업이 “스테이지 익스프레션”이라는 무대 표현력 강의예요. 기술적으로 노래만 부르는 게 아니라 어떻게 표현할 수 있는지를 어필하는 게 과목의 목적이죠. 학생들이 노래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녹음해서 함께 보면서 표정, 제스처 등 다 고쳐주면서 수업을 진행했어요. 학생들의 반응이 너무 좋더라고요.

하나님의 능력으로 사는 법을 가르쳐준 책

한번은 집에서 기도를 하는데 내가 매너리즘에 빠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서점에 가서 기도에 대한 책을 찾다가 발견한 책이 있죠. 인생을 바꾸는 40일 기도 전략이란 부제가 적힌 「기도의 원 그리기」예요. 이 책을 읽으면서 실제로 저도 그렇게 해봤어요. 집 근처에 기도하는 지역을 정해두고 여리고성 돌듯이, 두 달 동안 기도하며 돌았어요. 일곱 바퀴를 돌면 25분 정도 걸리더라고요. 작년 겨울에 무척 추웠잖아요. 날씨가 아무리 추워도, 하기 싫어도 했어요. 하나님과 약속했으니까요. 집 근처를 돌면서 의미를 다 부여했죠. 한 바퀴 돌 때는 처음 기도하니까 회개해야 될 것을 물어보고 두 바퀴 돌 때는 기도 시작한다고 말씀 드리고 세 바퀴에는 삼위일체를 구하고 네 바퀴에는 예수 보혈만 생각하고 다섯 바퀴에는 비전에 대해서, 여섯 바퀴에는 그 비전 속에 욕망이나 나쁜 게 있으면 빼 달라고 기도하고요. 일곱 바퀴에는 완전한 하나님의 계획만 서게 해달라고 그렇게 두 달 동안 기도했어요.
한홍 목사님이 쓰신 「순간을 위해 평생을 준비한다」는 사회초년생들이 읽으면 좋을 것 같아요. 회사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거나 상사와의 관계가 힘들면 쉽게 그만두는 친구들이 있잖아요. 이런 과정이 다 훈련의 연속이니까 버텨야 하거든요. 성공에 대한 생각보다 순간순간 내가 준비해야 할 것들, 노력해야 하는 과정에 대해서 심도 있게 다룬 책이에요. 해야 하는 것은 해야 하고, 하나님께 맡겨야 하는 것은 맡겨야 하죠. 이 두 가지가 조화가 되어야 하나님이 여시는 길이 열리고 하나님의 능력으로 살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책이에요.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이 사람의 능력으로 자동차를 타는 게 최고라면, 하나님의 능력으로 살면 비행기를 타는 것처럼 차원이 다르다는 내용이에요. 저도 그런 차원이 다른 삶을 살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있어요.

비전과 기도제목

성탄절이 있던 연말에 차가 막혀서 길에 서있는데 거리에 공연 포스터가 너무 많은 거예요. ‘예수님 생일인데 왜 사람들이 더 난리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예수님 탄생을 축하하는 그런 공연은 아니었거든요. 그때 기도 드렸어요. 하나님, 좋은 크리스천 연예인들과 예수님의 생일을 축하하는 그런 공연을 하면 안 될까요? 해보고 싶어요.
어느 날 이대 근처에 예배를 드리러 갔다가 시간이 나서 카페에서 묵상을 했어요. 노아의 방주에 대한 말씀을 읽는데 하나님께서 갑자기 저에게 질문을 던지는 거예요. “정현아, 네가 나를 위해서 따로 구별된 아이들을 만들어 줄 수 있니? 방주처럼 그 안에서 구별된 아이들을 키워낼 수 있겠니?” 생각해 보지 못한 일이라 당황했죠. 하지만 이렇게 말씀 드렸어요. “저는 돈도 없고 건물도 없는데 제가 어떻게 그런 일을 할 수 있을까요? 하지만 하나님이 원하시면 제가 해보고 싶습니다”.
기획사 아이들이 대부분 청소년 시기에 꿈을 꾸잖아요. 그런데 경쟁이 따르고, 돈이 되느냐 안 되느냐 기준으로 판단되고 키워지다 보니 교회 다니는 친구들도 신앙이 성장하질 못해요.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날 수 있는 확률이 더 줄어들죠. 생각해보면 하나님께서 저에게 고등학교, 대학교에서 강의하며 교육하는 법을 배우게 하시고, 기획사에서 훈련 시스템을 어깨 넘어 보게 하시고, 앞으로의 비전에 대한 아이디어를 계속 주세요. 실력도 실력이지만 아이들의 신앙을 같이 잡아줄 수 있는 커리큘럼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런 무브먼트를 일으키고 싶은 거죠. 하나님을 위해서 군대를 예비하는 방주 같은 회사를 만드는 비전을 주셨어요. 그런 비전을 4년 동안 품고만 있으니 너무 힘들더라고요.
올해 초 저희 교회에서 40일 새벽기도회를 했어요. 주제가 “하나님이 내어주신 길”이였죠. 40일 동안 새벽예배에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완주했어요. 진짜 절박했거든요. 하나님이 내어주신 길을 가고 싶습니다. 저만의 꿈이라면 다 내려놓겠습니다. 하나님이 저에게 원하시는 게 무엇입니까? 그렇게 기도를 드렸어요. 그때 하나님이 예레미야 33절 3절 “너는 내게 부르짖으라 내가 네게 응답하겠고 네가 알지 못하는 크고 은밀한 일을 네게 보이리라.”는 말씀을 주셨어요. 하나님이 내어주신 길을 알고 순종하며 그 길을 가고 싶어요. 홍해가 갈라지고 이스라엘 민족이 마른땅을 걸어갔던 그런 기적을 저도 경험하고 싶어요.


- 인터뷰 진행&정리 : 이음 작가
- 사진 : 이연주 작가
- 인터뷰 장소 : TIM8 Entertainment 사무실
- 기획.제작 : 사랑의교회 인터넷사역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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