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오지헌 서재는 ‘혼자 있는 시간’이다.

개그맨 오지헌의 서재는 “혼자 있는 시간”이다.

틈틈이 말씀을 통독해요. 교회에 자주 가서 예배를 드렸는데 지금은 집에서 교회가 멀어져서 가정예배를 드렸죠. 결혼 전에는 차에서, 교회에서 기도를 많이 했어요. 그런데 이제는 세 아이와 함께 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 혼자 있을 수 있는 시간이 하나님 만나는 시간이에요. 그 사람의 신앙을 보려면 혼자 있을 때 무엇을 하는지 보라고 하잖아요. 저도 혼자 있는 시간을 기도로 채우기 위해 싸우고 있어요. 자전거 타다가 기도하기도 하고요. 아직 잘은 못하지만 어느 상황에서도 항상 기도하려고 해요. 하나님과 늘 동행하는 것이 제가 추구하는 삶이에요.

우연한 기회로 시작된 개그맨의 삶

2002년 9월 말에 제대하고 학교에 복학하려고 준비하다가 개그맨이 되었어요. 아르바이트하면서 좋은 경험을 쌓자고 해서 나간 대회였는데 1등을 했죠. 대회에서 만난 변기수 형 때문에 아마추어 개그 하는 곳에 갔고, 2003년 KBS 공채에 붙어서 개그맨이 되었어요. 제 성향 상, 개그맨 시험에 한 번에 안 붙었으면 더 이상 시험을 안 봤을 거예요. 당시 집안 상황도 어렵고 힘들었기 때문에 될지 안 될지도 모르는 개그맨의 길을 선택하는 게 사치라고 생각했으니까요. 대학교를 빨리 졸업하고 내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개그맨 되고 나서 먹고 살 수 있을 만큼 알려지고, 좋은 선후배를 만난 게 감사하죠.
아이디어를 내고 개그콘서트에 올렸을 때 사람들의 반응이 좋으면 희열이 있었어요. “난 민이야”라는 멘트나 캐릭터를 만들고, 무대에 섰는데 관객들의 반응이 오니 ‘이게 되는구나. 사람들이 웃는구나.’ 재미를 느꼈죠. 마치 가수가 무대에서 노래하고, 청중들이 환호하면 기쁜 것처럼 개그맨도 무대에서 희열을 느껴요.
개그에서는 호흡이 굉장히 중요해요. 공개 코미디만의 호흡이 있죠. 그걸 잘하는 친구들이 개그를 잘해요. 무대 위에서의 커뮤니케이션인 거죠. 무대에 오르기 전에 짠 개그는 이만큼인데 무대 위에서는 준비한 것처럼 안 가거든요. 상황에 맞는 애드리브를 치고, 사람들의 반응에 따라 개그가 달라져요.
저는 개그를 같이 하는 사람들이 정해져 있었어요. 박준형, 정종철, 김시덕, 유세윤 몇 명 안돼요. 이들과 같이 하며 너무 재미있었죠. 다들 잘하는 사람들이잖아요. 노하우가 있는 사람들과 같이 하니 감사했어요.



“아들아, 너의 안전감은 무엇이니?”

개그맨이 되고 나서 연예계가 어떤 곳인지 잘 몰랐어요. 영적인 고갈이 뭔지도 몰랐고요. 개그맨이 되고 주일 성수를 하러 교회에 가면 사람들이 쳐다보잖아요. 처음에는 그런 것들이 어색한 거예요. 내가 예배 드리면서 울면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할까? 이런 것을 의식하기 시작하니 예배를 자유롭게 드리기가 힘들더라고요. 스케줄도 바빠지다 보니 하나님과 멀리하게 되고요. 그러면서 영이 어려워지기 시작했어요. 그런 상태는 저만 아는 거잖아요. 가장 잘 나가고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던 때이긴 했지만 영적으로는 가장 힘든 시기였어요. 마음이 어렵고 힘들면서 주님을 찾게 되고 미제이(크리스천 연예인 사역단체, MEJ: Mission of Entertainer in Jesus) 공동체에서 (강)균성이와 에스더 누나와 예배 드리면서 많이 회복이 됐어요. 그때 별이, 자두, 가희가 같이 예배드렸던 멤버예요.
3년 6개월 개그콘서트를 하고 쉬게 됐죠. 사람들이 저를 다 알아보는데 방송은 안 나가니까 너무 이상한 거예요. 연예인은 방송하는 시간보다 방송하지 않는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지가 중요해요.
감사하게도 저는 그 시간에 주님 앞에 갈 수 있었어요. 6개월 동안 철야기도를 했죠. 그때 하나님이 제게 주신 마음이 ‘아들아 너의 안전감이 무엇이니?’ 하는 음성이었어요. ‘돈, 명예, 개그맨, 부모, 어떤 것이 너의 안전감이니?’라고 물으시더군요. 하나님은 어떤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통해서 안전감을 느끼기 원하셨어요. 하나님이 안전감 이라는 것을 주님은 제가 알기 원하셨죠. 기도 가운데 ‘주님이 나의 안전감입니다’라는 고백을 하게 되었어요.

선교사 대신 개그맨으로

정체성의 고민이 많았죠. 중학교 2년 때 가난한 선교사가 되기를 서원했거든요. 그런데 개그맨이 되었잖아요. ‘선교사를 서원했는데 왜 개그맨이 됐지?’ 하는 질문이 있었어요. 하나님이 선교사의 마음으로 연예계에 보내신 것 같은데 그게 더 힘들더라고요. 저는 제 삶으로 하나님을 보여줘야 하는 거예요. 지금은 인터넷이 발달하고 해서 저의 말 한마디로 언론을 통해서 왜곡되게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삶을 조심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 삶의 다듬어지지 않는 부분이 연예인이란 타이틀 때문에 정리가 되고 다듬어졌다고 생각해요. 10년 동안 어려웠지만 성화되는 과정이었죠.
개그맨이란 직업은 막 열심히 한다고 되는 게 아니에요. 남들이 볼 때는 운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저는 이 직업이 하나님이 풀어주시지 않으면 안 되는 직업이라고 생각해요. 매달, 매달 주님이 채워주시는 걸로 살아야 하는 직업이죠. 남들이 볼 때는 불안해 보일 수 있어요. 하지만 저는 개그맨 하면서 믿음이 더 좋아진 것 같아요. 주님과의 신뢰가 더 강해졌지요.

세 아이와 함께 하는 작은 천국, 가정

제가 깨진 가정에서 자랐기 때문에 가정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결혼하고 나서 좋은 가정에 대한 소망을 가지고 가정을 잘 이끌어 가려고 노력했죠. 아이들은 그냥 크는 게 아니거든요. 올바른 사람으로 자라기 위해서는 부모의 보호와 도움이 필요해요. 아이들을 잘 키우는 것에 있어서 경제적인 부분은 일부라고 생각해요. 아이들에게 집중하는 시간 동안 하나님께서 가정에 대해 많이 가르쳐주셨거든요. 왜 가정이 천국의 모델이고, 왜 가정이 중요한지 말이죠. 아내의 도움이 없었다면 이런 것들을 깨달을 수 없었을 거예요. 아이가 셋이 되니 가장으로서 뭐라도 하나 더 하려고 나갔겠죠. 어려운 시기에 가정이 있었기 때문에 저는 덜 힘들었어요. 아내와 아이를 통해서 기다릴 수 있었어요. 그렇지 않았으면 나쁜 행동을 많이 했을지도 몰라요. 아내를 통해서 주님께 더 깊이 들어갈 수 있어 감사해요. 제게는 가정이 큰 축복이죠.

「불굴의 기도」, 소망을 안겨준 책

밥 소르기 목사님의 책을 통해 많은 것을 깨달았어요. 굉장히 유명한 찬양사역자였던 분이셨죠. 그런데 이분이 목에 통증을 느끼고 수술하신 후에 목소리가 안 나오게 된 거예요. 목소리를 잃어버리신 거죠. 기계를 통해서 겨우 소리를 내는데 한 시간밖에 말을 못 하세요. 이분이 쓰신 「불굴의 기도」와 예전에 나온 책인데 「욥기」란 책이 특히 기억에 남아요. 「불굴의 기도」를 읽으며 주님은 주님의 백성에게도, 원수에게도 오래 참으시지만 하나님의 때가 차면 속히 이루신다는 것을 깨달았죠.
「욥기」를 읽으면서 예전에 저를 위해 기도해주신 분의 말씀이 떠올랐어요. 어느 날 제가 승진할 거라고 하시는 거예요. 그래서 ‘아! 회복돼서 잘되겠구나.’ 생각했어요. 나중에 이분이 설교를 하시는데 요셉에게 승진은 보디발의 아내를 범하지 않았기 때문에 감옥에 들어간 것이 요셉의 승진이라는 거예요. 요셉이 올바로 살았기 때문에 고난을 받았잖아요. 그러나 감옥에 들어갔지만 그가 끝에는 한 나라의 총리가 되잖아요. 요셉이 단지 자기만 잘되는 것이 아니라 한 민족을 구원해서 민족이 부흥하게 되잖아요.

저는 욥도 올바로 주님 앞에 갔기 때문에 거룩한 승진을 한 거라고 생각해요. 욥이 고난을 통과하고 마지막 장에 전에는 주님을 귀로 듣기만 했는데 이제는 눈으로 주를 본다는 고백을 하잖아요. 욥의 삶을 묵상하면서 결국에 눈으로 주님의 보좌를 보면서 고백했던 그 길을 나 또한 찾아가는 여정에 있다고 생각해요.
욥이 나중에 더 큰 부자가 되는 건 부수적인 부분이죠. 그건 포커스가 아니에요. 포커스는 욥이 귀로 듣다가 눈으로 보는 게 포커스예요. 저도 욥처럼 그것을 경험해 보고 싶어요. 정말 하나님을 보고 싶어요. 주님의 영광 가운데 주님을 봤을 때 어떤 것에도 흔들리지 않을 것 같아요.

「칭찬의 유혹」.. 누구의 칭찬을 원하는가?

예전에 나온 책인데 밥 소르기의 「칭찬의 유혹」이라는 책을 읽으며 칭찬의 자리에 있기 좋아하는 나의 모습을 생각해 보게 되었어요. 칭찬을 먹고 사는 사람들이 너무 많잖아요. 특히 연예인은 칭찬받기를 좋아하고 칭찬을 먹고 살아야 하고 칭찬을 많이 먹는 사람이 잘되는 이들이에요. 그런데 「칭찬의 유혹」에서 저자는 칭찬받는 자리에서 내려오라고 말씀하세요. 바리새인의 자리에서 내려오라는 거예요. 저도 교회에서 간증을 하고 나면 피드백을 듣고 싶은 유혹이 있죠. “말씀이 너무 좋았어요. 신앙이 너무 좋으세요.” 그런 얘기를요. 그게 사람의 욕심인 거예요. 그럼 주님이 기적을 베푸신 후 제자들에게 그러셨던 것처럼 “어서 가, 내려가라. 조용한 곳에서 주님을 잠잠히 묵상하라”라고 하세요.

내가 구하는 오직 한 가지

개그콘서트에서 나오고 어려운 시간을 보내며 처음에는 ‘하나님, 왜 나를 개그맨이 되게 하셨나요?’ 물었어요. 그때 다윗을 생각나게 하시더라고요. 다윗이 아들 압살롬에게 쫓기잖아요. 다윗이 하나님에게 ‘제가 돈을 달라고 했습니까? 왕이 되게 해달라고 했습니까? 저는 단지 하나님의 집에서 하나님을 사모하고 하나님의 임재 가운데 거하기 원했던 것뿐이었습니다. 왜 저를 왕이 되게 하셨습니까. 내가 원하지도 않았던 왕이 되게 하셔서 이런 일을 당하게 하십니까.’ 저도 그런 고백을 하고 있는 거예요. ‘제가 하나님께 개그맨이 되고 싶다고 했습니까. 그런 기도를 해본 적이 없었는데 하나님이 그 일을 하시게 했고, 그걸 하면서 죄를 짓게 되고 하나님과 멀어지게 하십니까.’ 그런 기도를 하는데 하나님이 이 말씀을 주셨어요. “내가 여호와께 바라는 한 가지 일 그것을 구하리니 곧 내가 내 평생의 여호와의 집에 살면서 여호와의 아름다움을 바라보며 그의 성전에서 사모하는 그것이라(시편 27장 4절)”
이 말씀을 주시면서 ‘네가 흥한 자리에서도 오직 나만 바라보고 망한 자리에서도 오직 나만 바라보고, 어느 자리에 있던지 나만을 구하는 자가 되기 원한단다.’ 이제는 시편에 담긴 다윗과 같은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고 싶어요.

비전과 기도제목

하루하루 하나님과 사랑하며 사는 것이 꿈이에요. 사람은 상태가 안 좋아지고 좋아지고를 반복하지만 크게 보면 믿음이 상향곡선을 탄다고 생각해요. 아브라함처럼요. 결국 믿음의 조상이 되었지만 그 과정 가운데 그렇지 않은 행동들도 많이 했잖아요.
주님에 대한 열정이 식지 않고 하나님만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게 쉽지는 않죠. 저도 사람인지라 사람에게 칭찬받고 싶고, 연예인이니 더 그렇고요. 하지만 한 해 한 해가 지날수록 주님이 저의 삶을 아름답다고 말씀하시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아! 어릴 적에 비전을 받은 게 하나 있어요. 중학교 3학년 때 통일전망대로 전도 여행을 간 적이 있었는데 하나님이 북한에 대한 마음을 주셨죠. 예전에 개성공단 열릴 때 연예인이라서 방문단으로 북한에 간 적도 있었죠. 계속 북한에 대한 마음을 갖고 기도하고 있어요. 그런데 하나님이 그런 방향으로 프로그램도 맡게 하시더라고요. ‘통일의 북소리’라는 탈북자들의 간증 프로그램을 2년 하다가 지금도 토크쇼로 탈북자 분들의 간증을 듣는 기독교 방송을 하고 있어요. 북한이 열릴 때를 기다리며 기도하고 있어요.


- 인터뷰 진행&정리 : 이음 작가
- 사진 : 이요셉 작가
- 인터뷰 장소 : 오지헌 하우스
- 기획.제작 : 사랑의교회 인터넷사역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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